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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아침 별내 동안교회 영상 예배를 드리고 뉴욕의 메가 처치 투어(?)로 떠났습니다.
록펠러 주니어의 재력으로 세워졌다는 20층 높이 규모의 강변 교회(Riverside Church)로 가는 길은 조지 워싱턴 다리를 건너는 게 빠르기에 그쪽으로 향했는데,
내가 잠시 딴짓을 하는 사이 182번 버스가 그냥 지나갑니다.
주말엔 버스 간격이 뜸해 한참 기다려야 하고 그럼 예배시간에 늦는데...
경기 광역버스는 ‘휴대폰 보면서 딴짓하다가 버스 놓치지 말라’는 안내를 해주는데 여긴 그런 거 안 해줍니다 ㅋㅋ
그래서 아미고들이 운영하는 미니밴을 타려고 했더니 세 대가 손사래를 치며 그냥 지나갑니다.
네 번째 운전자가 그 정류장에선 다리 건너는 게 없고 플라자로 가야 하는데 거기까지 한 정거장이니 공짜로 태워주겠다고 해서 그곳에 도착해 186번 버스를 타고 다리를 건넜습니다 ㅋㅋ
암튼 리버사이드 교회 예배시간은 이미 늦었기에 방향을 틀어 삼위일체(Trinity Chruch) 교회로 향했습니다.
A 기차를 타고 풀턴역에서 내렸는데 입구에 뉴욕에서 꼭 먹어봐야 한다는 피자집(Joe's Pizza)이 나옵니다.
헤매는 바람에 삼위일체 교회조차 예배시간에 맞춰가긴 힘들기에 점심으로 그 유명하다는 피자 한 조각을 먹으러 들어섰습니다.
영화 배우중 밴 애플렉도 케빈 베이컨도 먹었다는 그 피자를 나도 먹었습니다.
맨해튼 지점은 줄이 너무 길어서 언감생심이었는데...
드디어 먹어본 조 아저씨 치즈 피자, 담백하고 맛있습니다.
다른 맛으로 한 조각 더 먹고 싶긴 했지만 참았습니다.  

늦장 부리며 걷다 보니 크진 않지만 고풍의 사도바울 교회(St. Paul Church)가 먼저 나옵니다.
그곳도 이미 예배시간은 지났지만 잠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그 교회는 조지 워싱턴 대통령의 취임예배를 드렸던 교회랍니다.
그렇게 유명한 교회를 뒷걸음치다 쥐 잡듯.....
쌍둥이 빌딩과 인접했기에 사건당시 이곳에 많은 사람들이 피신하며 위로를 받은 흔적이 한 쪽 구석에 있습니다.

길고 긴 여정 끝에 도착한 삼위일체 교회(Trinity Churhc)에서의 해프닝이 시작되었습니다.

도착했을 때 본당에서는 예배가 진행 중이었기에 주변의 묘지를 먼저 둘러보려고 들어서니 시큐리티 체크 포인트에서 샌드위치를 나눠줍니다.
아마 배고픈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것 같은데,
바로 내 앞에 섰던 중국인 커플에게 나눠주면서 내게도 건네줍니다.
얼떨결에 받아서 묘지를 걷다가 앉아서 먹어보니 써브웨이 샌드위치입니다.
미안한 마음에 새와 나눠 먹었습니다.

10불짜리 미국 지폐에 있는 알렉산더 해밀턴과 그의 아내 엘라이자의 묘지가 있습니다.

우리네 정서와는 다른 듯한 도시 한 복판의 묘지는 삶과 죽음이 함께 공존하는 색다른 모습니다.
그 가운데는 이름도 알 수 없이 부서져 내리는 비석과 석관도 있습니다.

문제의 샌드위치를 끝낼 무렵 예배가 끝났고 교회 내부를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관광객들과 신자가 하나 되어 한쪽에선 사진을 찍으며 기억하고 한쪽에선 기도하며 예수님을 기억합니다.

정면의 스테인드 글라스와 뒤면의 파이프 오르간은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속 울림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예배 시간에 맞춰 다시 가 봐야겠습니다.  

삼위일체 교회가 브로드웨이와 월스트릿 교차로이기에 월가 쪽으로 들어섰습니다.

뉴욕 증권 거래소 건물 앞에 서있는 꼬맹이 소녀 동상 흉내를 내느라 어른이든 애든 정신이 없습니다.

귀여운 소녀가 사랑을 많이 받는 중입니다.

영국인인지 호주인인지 모를 시니어가 월가 사람을 사랑스럽게 안아줍니다.  

조금 더 걷다보니 월가에 유명한 황소가 나왔는데...
사람들이 앞뒤고 줄을 길게 서서...
뒤쪽에서 저러면 행운이 생긴다나 뭐라나...

황소의 뿔과 코를 만져도 행운이 온다는데...
앞쪽에서는 팁을 좀 주면 사진사가 뉴욕 타임즈에 난 것처럼 위장한 종이를 프린트해 줍니다.
그래선지 사람들이 앞으로 뒤로 끝 모르게 줄을 서 있었습니다.  

얼떨결에 피자와 샌드위치를 먹지 않았으면 뉴욕의 시그니처 베이글을 먹었을 텐데...
늦은 오후가 아니면 아들의 최애 커피숍에서 커피도 한 잔 마셨을 텐데...
하나뿐인 위장덕에 음식은 늘 아쉽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노느라 수고했다고 내가 좋아하는 보쌈 정식을 주문해 줍니다.
느끼한 음식 후엔 역시 한국음식이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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