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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뉴욕의 작은 시골마을 Tarrytown & Sleepy hollow (감사 923)
매일 감사 2024. 9. 1. 23:11삼인 삼색의 시니어들이 테리타운이라는 작은 시골마을로 떠났습니다.
60대 중반의 독신녀, 돌싱녀 그리고 황혼육아로 강제 별거 중인 나까지 셋이서...
명목은 돌싱녀가 제안한 허드슨 강변 공원에서 공연하는 재즈를 들으며 저녁 피크닉을 하자는 의도였습니다.
처음으로 셋이 만나서 떠나는 여행인지라 서로 조심스러웠지만 한국인 시니어라는 공통분모만으로 금방 친해졌습니다.
원래 두 분은 학창 시절부터 친하게 지냈기에 그 사이에 내가 끼었습니다.
그런데 두 분의 성격이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ㅋㅋ
1시간을 달리는 동안 티격태격 서로의 의견을 고집합니다 ㅋㅋㅋ
여기서도 두 살 어린 막내인 내가 중재자가 되어야 했습니다 ㅋㅋㅋㅋㅋ
그렇게 도착한 테리타운의 공원에서 저녁을 먹으며 공연을 기다렸는데...
재즈 공연을 위해 왔는데 안내와는 다르게 아프리카에서 방문한 학생들의 노래가 이어집니다.
실망한 돌싱녀는 끝나지도 안았는데 강변을 걷자고 제안했고 재즈대신 걸으며 아직 서먹한 돌싱녀와의 호구조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녀는 신기하게 자신의 이야기는 아끼면서 계속 내게 질문하며 말을 하게 합니다.
짧은 시간에 나의 지나온 추억이 다 털렸습니다 ㅋㅋ
그 와중에 독신녀는 묻지 않은 자신의 이야기를 술술 풀어놓다가 돌싱녀에게 뭔가 꼬투리가 잡히면 야단을 맞기도 합니다.
우리처럼 세명의 여인들이 각자의 멍멍이들을 데리고 웃음꽃을 피우며 지나갑니다.
진주만 전쟁 생존자의 기념비가 멀리 불빛이 들어오는 다리를 배경으로 앉아있습니다.
걷다 보니 점점 밝아오는 다리의 불빛이 우리보다 예뻐집니다.
미처 30분도 안 걸었는데 Sleepy Hollow 라는 다른 타운으로 들어섭니다.
슬리피 할로우는 호러무비에 가끔 등장하는 동네랍니다.
미국에서 저주의 날로 꺼리는 ’ 13일의 금요일‘같은...
이렇게 근사한 강변 식당이 있는 줄 알았으면 피크닉이 아니라 여기서 기분을 냈어야 했다며 돌싱녀가 많이 아쉬워했습니다.
멀리서 바라보던 다리를 건너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서로 다른 여인들이 모여서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며 보낸 저녁 시간이 나쁘지 않았는지 우린 또 다음을 기약하고 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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