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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Fort Lee Anytime 에서 은사님 대접하기(감사 937)
매일 감사 2024. 9. 16. 11:58주일 오후 은사님 내외분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다음 주에 캐나다로 여행을 떠나시기에 주중에 손자 때문에 묶여 있는 나를 주일 저녁이라도 함께 하자며...
10여 년 전 은퇴하시고 미국의 산과 들을 캠핑하면서 누비시더니 미국은 더 이상 갈 곳이 없으신지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다니시는 멋진 80대 노 부부이십니다.
나를 픽업하기 위해 도착한 밴의 뒷좌석은 차박 하신 흔적이 있어 두 분의 삶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자택이 이웃 동네인데 나의 일정과 그분들의 짬이 서로 맞지 않아 5개월 만에야 만나 뵙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오랜 세월을 사셨지만 외식을 잘하지 않으시기에 내게 가고 싶은 곳을 가라셔서 아들에게 근처 멋진 맛집을 물으니 ‘Anytime'이 맛있다고 추천해 주며 자기 카드까지 주면서 대접하랍니다.
(후에 알게 된 일이지만, 아침에 카드지갑에서 뭘 꺼내느라 카드를 책상에 놓고 갔기에 아들이 카드를 주지 않았으면 은사님께 저녁 대접을 받을 뻔했습니다. 그리고 또 나중에 안 일 하나 더, 이젠 식당도 애플패이를 할 수 있답니다ㅋㅋ)
주말의 포트리 다운타운은 주차 전쟁지역이라 도서실이나 그 곁 마돈나 학교에 세우자고 했더니 범생이신 은사님이 불법이라며 꺼리셔서 스트릿파킹 찾아 삼만리를 헤매다가 찝찝해하시며 다시 마돈나 학교에 세웠습니다.
한식집인지 일식집인지 모를 식당에 들어서니 메뉴 대신 우표만 한 큐알 코드를 주며 전화기로 찍어 메뉴를 보랍니다.
전에 시카고에서 해 봤기에 은사님이 보시기에 똘똘하게 척척 하는 모습이 대견한지 흐뭇하게 바라보시다가 둘이서 왔으면 주문도 못하고 나갈 뻔했다며 껄껄 웃으십니다.
이 식당은 바다에서 나오는 모든 재료로 한식과 일식을 모두 만들어 준답니다.
아들이 추천한 성게알 덮밥과 따뜻한 국물요리인 조개 수제비를 시켰는데 소식하시는 분들이기에 그 조차 남기고 나왔습니다.
일식인 성게알 덮밥은 반찬이 없는 걸 이해하겠는데,
한식인 조개 수제비에 김치조차 안 나오니 좀 얄미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식당도 일식당도 아니면서 한식당과 일식당인척하는 것이...
음식 맛을 벗어나 짜고 비싸고 인색해 별 다섯 개 중 두 개만 주겠습니다.
나중에 아들에게 음식이 맛은 있었지만 다른 식당보다 짜다고 했더니 그래야 술을 더 많이 팔 수 있기에 좀 짜긴 하답니다.
짠 입맛을 단 맛으로 정화하려고 돌돌 말아주는 아이스크림집에서 얼음 철판에서 굴린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다행히 사모님이 좋아하셨습니다.
내외분의 가장 최근 여행지인 포르투갈 배낭여행 이야기에 빠져 추가 음식과 예쁜 아이스크림 사진 찍는 것도 잊었습니다.
그 연세에 멋진 배낭여행과 차박여행을 다니며 여생을 즐기시는 두 분을 응원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건강하고 행복하게 다니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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