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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Daily Blessing)

536. 가을비...

매일 감사 2021. 10. 8. 10:04

추위를 재촉하는 가을비가 하루 종일 내립니다.
모처럼 여유있는 날이어서 뒤뜰에 나가고 싶었는데...
밖으로 나가는 대신 밖에 있는 식물들을 안으로 데리고 들어옵니다
아직은 밖에 놔둬도 괜찮겠지만 모처럼의 여유를 식물들과 나눕니다.

가을비도 안으로 들어오고 싶은지 함차게 창문을 두드립니다.
발코니에서 비를 맞는 자스민을 거실로 데리고 들어옵니다. 올해도 꽃은 피지 않고 키만 쑥쑥 자라줍니다.
여전히 예쁜 꽃이 피고지는 꽃기린도 이제 집안에서 따뜻하게 지내게 되었습니다.
레몬과 아보카도를 먹고 씨앗을 심었더니 싹이나고 자라기 시작해 먼 훗날 열매를 기대하며 보호해 주기로 합니다.
예쁜 다육이 꽃이 또 새롭게 피기에 들여다보니 10개의 꽃잎중 5개만 가진 장애꽃으로 피어납니다. 꽃의 색도 이전꽃보다 훨씬 연하지만 그렇게라도 피어줘서 고맙습니다.
분갈이한 다육이들이 다들 비실비실 하는데 이 꼬마 아가씨는 싱싱합니다. 세 남자가 삼중창을 부르며 응원하나 봅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 모두는 영화 트루만 쑈의 네모난 세트장 같은 곳에서 사는 듯합니다.
결혼 10주년에 알라스카 여행을 계획했던 딸네는 플로리다로 목적지를 바꿨다가 결국은 근처 바닷가에 3박 4일 다녀온다며 떠납니다.
꼭 가서 축하해주고 싶었던, 작년 이 즈음에 가정을 이룬, 친구의 딸은 일 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어느 때가 되어야 딸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자유롭게 볼 수 있게 될 지...
가을비가 내 눈물이 되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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