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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소천으로 울적한 내가 안쓰러운지 남편이 먼저 나가서 걷자고 합니다.
그렇게 끌려나가 눈 덮힌 작은 사슴 길에 들어섰습니다.
평상시는 내가 주로 말을 많이하고 남편은 단답형이었는데 오늘은 남편이 수다스럽습니다.
잘하지 않던 속마음까지 다 드러내는 걸 보니 나를 많이 위로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그렇게 걷고 싶어 하던 눈 내리는 눈길을 걸으라고 얇은 눈을 살짝 뿌려 주십니다.
하나님도 나를 위로해주고 싶으신가 봅니다.
쓰러진 나무와 가지들을 모아 군데군데에서 불을 지핍니다.
따뜻한 불길을 바라보며 차가운 마음을 데워봅니다.
일주일 전쯤에도 나무 태우는 걸 봤었는데 오늘도 태우는 걸 보니 그동안 계속 작업을 한듯합니다.
숲길을 걷는 사람들의 안녕을 위해 누군가는 힘든 일을 합니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우리의 믿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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