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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남편이 새끼 거위를 더 보고 싶어합니다.
팬추리를 뒤져보니 오래된 스틸컷 오트밀이 있어서 들고 나섰습니다.
이젠 더 이상 줄 것이 없어 내일은 옥수수 사료를 사다 주어야 겠습니다.
거위 가족들이 멀리서도 우리를 보면 달려옵니다.
눈 위에 하얀점이 있는 5마리 가족은 더 주지 않으면 협박까지 합니다.
2마리 가족은 어제 일로 삐졌는지 전처럼 가까이 오지 않습니다.
어제 14마리 가족을 자꾸 쪼아대서 가까이 가지 못하게 쫒아 버렸더니...
14마리 가족은 우리가 자기들을 보호하는 줄 알고 편안하게 다가오고 곁에 머물렀다가 헤어집니다.
모두에게 자꾸 정이 들어 갑니다.

남편의 손에서 음식을 먹던 엄마가 오늘은 많이 망설입니다.
이제는 아예 무서워하지 않고 곁에서 풀과 먹이를 먹습니다. 한 달후 다 자라면 우리 집까지 따라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거위들이 사람보다 더 경계하는 것이 개(dog)입니다.
아무리 편안하게 곁에서 먹이를 먹다가도 어찌 아는지 멀리서 개가 나타나면 일사불란하게 어미와 함께 도망을 갑니다.

이제 꽤 컸으니 조금 안심은 되지만 빈 손으로 가면 실망할것같습니다.
우리가 거위를 길들이는 것이 아니라 거위가 우리를 길들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하지만,
좋아하는 건 이기고 지는 것이 없고 지는 것이 이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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