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아들네 머무는 동안 휴일엔 뉴욕 박물관 도장 깨기를 하겠다고 했더니,
토요일 아침에 아들이 오늘은 어느 박물관 가냐고 묻습니다.
박물관치고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작지만 특별한 클로이스터 박물관은 입장료가 30불이라기에,  
BOA 은행 크레딧 카드 소지자는 매달 첫째 주말이 프리패스라기에 맞춰서,  
부지런함 덕분에 문을 열자마자 인적이 드문 시간에 다닐 수 있었습니다. 
클로이스터스 박물관은 뉴저지 포트리에 가까이 위치해 있었습니다.

12-15세기 무렵의 중세 유럽 수도원을 그대로 옮겨놓았고 2천여 점의 작품들이 있다고 지인의 추천을 받아 간 곳이기도 합니다.
처음엔 유럽, 특히 유럽과 스페인 자유여행을 다니며 봤던 중세 수도원들이 떠올라 살짝 건방진 마음으로 들어섰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중세 유럽풍의 수도원을 만난다는 것이 특별했고,
유럽보다 많진 않지만 특별한 작품들과 소규모의 고즈넉한 환경에 잠시 쉼을 얻었습니다.
박물관 부지와 박물관내 수많은 작품들을 록펠러 주니어가 기증했다고 합니다.
주말이어선지 가족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곳곳에 있었습니다.  

중세 테피스트리 예술작품처럼 그림 흉내내 보기
천연 향기 맡아 보기
테피스트리를 체험할 수 있도록 천에 색실로 수놓아 보기
중세 꽃들 구경해 보기

가든으로 들어서는데 연세가 지긋하신 시니어가 자원봉사 중입니다.
가든에 관심을 갖는 내게 열심히 이것저것 설명을 해주시더니 사진까지 찍혀주시니 고맙습니다.

전문적인 가든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수도원에 어울리는 수수함을 둘러보니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건물 내 록펠러 주니어가 기증했다는 전설 속의 동물인 유니콘 사냥 장면들을 담은 테피스트리 (직물공예품)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색실로 짜 넣어 그림을 표현했는데 일반 그림보다 더 섬세해 자세히 보니 작품 속 수많은 사람들과 식물들의 표현이 참으로 정교합니다.  
그 속에 빠져들뻔하다가 나오니 현실입니다. 

피에타의 성모마리아와 성녀들을 모셔놓은 방입니다.
남자 성인들 못지않게 잘 섬겨놓았습니다.

허락받고 찍진 않았지만 세명의 성녀를 조각해놓은 곳에 예쁜 유럽여인이 있기에...(웬만해선 모자이크를 하지만...)
성인들의 길을 가진 못하지만 그들의 발이라도 느껴보고픈 마음들의 흔적입니다.
조금은 색다른 익숙치 않은 예수님의 형상입니다.

유럽에나 가야 볼 수 있는 수도원과 테피스트리 그리고 스테인드 글라스, 또 아기자기한 가든과 허드슨 강변을 따라 걷는 산책길이 좋았지만 뉴욕엔 워낙 가봐야 할 곳이 많은지라 이곳은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작품과 함께 어우러진 주변 자연은 계절이 바뀔 때에 맞춰 다시 가고픈 곳입니다.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