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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포토그라피스카 사진 박물관 Fotografiska Museum(감사 846)
매일 감사 2024. 6. 6. 11:57이제부터 수요일과 주말(토, 일요일)이 휴일인 수요일을 맞이했습니다.
지난 주말 강행군을 해서 수요일인 오늘은 집에서 쉴까 하다가 모자(며늘과 손자)에게 둘만의 시간을 내어주려는 마음보다 육아로부터 탈출하고픈 마음도 살짝 있었습니다.
이제 꼴랑 이틀 하고서 말입니다ㅋㅋ
뉴욕은 박물관 천국입니다.
유명하고 큰 곳은 이전에 여행 올 때마다 들렀기에 잘 알려지지 않은 박물관들을 가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가려했던 클로이스터스 박물관(The met cloisters museum)이 나처럼 매주 수요일이 휴일이랍니다.
그래서 집에 있으려고 느긋하게 점심을 해 먹고는 마음을 바꿔 늦은 오후에 쉽게 갈 수 있는 유니온 스퀘어 근처 사진 박물관(fotografiska museum)엘 갔습니다.
사진 전시는 2, 3시간이면 충분할 테니 싶어서...
도착해 보니 과거 교회 건물이 사진 박물관이 되었습니다.
거리의 사진사 비비안 마이어(1926-2009)의 사진을 보고 싶어서 갔습니다.
가격(24불)이 싸지 않은 차선책이었지만 사진을 좋아하는 나에겐 귀중한 선택이었습니다.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전은 그녀의 자서전이었습니다.
젊었을 때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사진 찍기를 즐겼고,
뉴욕과 시카고에서 내니로 생계를 이어가면서도 끊임없이 사진을 찍었나 봅니다.
독신으로 살다가 훗날 부모가 남겨준 유산으로 홀로 세계 여행을 하면서 좋아하는 사진을 찍으며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다 간 그녀는,
83세가 되던 해 1월 넘어져서 아프다가 같은 해 4월에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그녀가 죽기 2년 전인 2007년에 그녀의 물건이 보관된 창고의 관리비를 미납하는 바람에 그녀의 소장품이 옥션에 넘겨졌답니다.
그곳에서 그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녀의 보물(사진과 현상하지 못했던 필름)은 존 말로프에게 팔렸고 오히려 그의 도움으로 훗날 세상에 알려졌다고 합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녀의 작품 세계(남의 모습 찍기)가 왠지 모르게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더 흥미로웠습니다.
물론 사진에 올인했던 그녀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가끔 나도 하던 짓인데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그녀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죽고 난다음에야 알려졌지만 그녀의 200여 작품과 10만 장이 넘는 현상하지 않은 필름이 있었다고 합니다.
사진을 통해 전하고 싶은 그녀의 마음을 그녀의 작품을 통해 충분히 공유했습니다.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 못한다는 말이 맞는 말인 듯합니다.
건물의 5, 6층은 그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고,
3층엔 또 다른 조각가 겸 사진작가(Daniel Arsham)의 근사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11살에 아버지에게 선물 받은 카메라로 사진에 눈을 떴고 작가활동을 시작한 후 20년을 기념하는 자리였습니다.
독특한 조각작품이 눈을 떼지 못하게 합니다.
작품 감상이 끝날 무렵 아들에게서 메시지가 왔습니다.
사진 박물관에서 10분 도보거리에 자기 사무실이 있답니다.
전에 가보긴 했지만 거기가 거긴지 몰랐습니다.
만나자는 장소는 유니언 스퀘어가든의 한국식당 ’ 반주‘앞이었는데 그곳도 볼거리 먹거리가 많았습니다.
며늘은 모처럼 둘이 만났으니 모자가 저녁을 먹고 들어오라고 제안을 했지만,
아들은 그의 아들을 보고 싶어 했고,
나는 그런 아들과 시간에 쫓기며 저녁을 먹고 싶진 않았기에,
우린 그냥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이젠 어려운 길도 아닌 돌아오는 길을 아들을 따라오니 수월했지만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유니언 스퀘어 가든 공원 앞엔 장도 섰었고,
멋진 야외 식당에서 기분도 내고 싶기는 했습니다.
아들은 저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가자고 했지만,
하루종일 직원을 뽑으려고 인터뷰를 하느라 지친듯한 아들을 위해 내가 양보하고 귀가했습니다.
역시 여행은 혼자 여유 있게 해야 합니다.
후기,
엄마가 혼자 다니는 게 염려스러운지 아들이 조심스럽게 잔소리를 합니다.
팬데믹 이후 동양 시니어 여자들을 묻지 마 폭행하는 사례가 종종 있으니 인적이 드문 곳에서는 걸으면서 셀폰 들여다보며 다니지 말라고... 등등
아 그래서 혼자 나간다고 하면 디렉션을 철저하게 알려주려고 했구나... 이제야 아들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아들이 겁 없는 엄마가 겁이 났던 모양입니다.
아들~ 잘 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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