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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Travel)

회갑 여행(감사 140)

매일 감사 2022. 5. 17. 10:27

우리 부모님 세대는 회갑 잔치를 성대하게 해 드렸지만,
백세 시대를 사는 요즘 회갑 잔치는 구 시대의 유물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잔치 대신 여행을 보내 드리기도 하는데,
그것도 점점 칠순으로 밀리고 있답니다.
그런데 3년 전 아들이 선뜻 회갑 여행을 보내 주겠다고 해서 우리를 설레게 했습니다.
3살에 미국으로 건너온 아들이 부모의 회갑을 한국식으로 기념해 준다니 기특합니다.
그래서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스페인 여행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2019년엔 휴가를 가지기 힘든 시간들을 지냈고,
2020년은 펜데믹이 시작되어 모든 것이 멈췄고,
2022년에 들어 서면서 여전히 물러가지 않은 코로나와 함께 가려는 듯,
여행이 조금씩 완화되기에 우리도 밀린 숙제 같은 스페인 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결정을 하긴 했지만,
남편의 복잡한 일정으로 패키지 여행 일정에 맞추기 힘들어,
처음 가는 스페인을 자유 여행으로 가게 되었고,
지난 두 주동안 자유 여행을 했던 블로거들과 유투버들 활약에 힘을 얻어,
우리만의 자유 여행 일정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엔 볼 것이 너무 많아 두 주동 안의 일정이 너무 짧다고 볼맨 소리를 했는데,
여행을 위한 여행이 아니라 쉼을 위한 여행을 하기로 생각을 바꿨습니다.
관광에 우리의 쉼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쉼에 관광을 더하기로 했습니다.
아침에 아들이 잘 다녀오라는 인사와 함께 이번 회갑 여행은 돈 걱정 없이 편하게 다녀오라고 명령(?)합니다.
그러나 우린 이미 첫 단추를 잘못 꼈습니다.
급하게 여행을 계획했기에 항공료는 이미 오르기 시작했고,
조금이라도 절약하려고 직항이 아닌 독일을 거쳐 우회하는 비행기를 선택했습니다.
빌린 자동차도 가능한 작은 걸 선택했고,
예약한 호텔도 절대 아들 수준은 아니기에...
자신을 위해 절대로 과하게 쓰지 않는 남편 덕에,
아들을 위해 사진이라도 고급지게 잘 찍어야 하는 건 내 몫이 되었습니다.
공항에서 보딩을 기다리는 중인데 생각했던 것보다 여행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모두의 안녕을 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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