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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어 하기 딱 좋은 나이
한국에서 도서관을 참새 방앗간 드나들듯 하며 마음에 부합한 책을 읽다가 발견한 재밌는 책입니다.
여기저기 외국 여행을 다녀 보니 스페인이나 멕시코에선 한 달이나 일 년 정도 살아보고 싶은 곳이기에 은퇴 후 한국에 들어가기 전부터 듀오링고로 스페인어를 장난 삼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를 그 꿈을 꾸며...

이 책의 저자는 일본 시니어이고 영어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번역 중 많이 접하는 스페인어를 문자로 공부하다가 무작정 멕시코로 떠나 10개월 동안 어학연수를 하며 겪었던 이야기를 쓴 흥미진진한 책입니다.  
나의 꿈도 언젠가 작가처럼 실현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져봅니다.

* 여행대신 황혼육아
잠시 여행 꿈을 뒤로하고 손자를 봐주기 위해 미국에 들어왔습니다.  
모두들 피할 수 있으면 피하라는 황혼육아를 위해...
작년에 태어난 이안이에게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해서...
7개월 동안 며눌님이 육아 휴직 챈스로 돌보다가 이제 5월 중순이면 출근을 하게 되어 남의 도움이 절실하다기에...
남의 도움보다 엄마 챈스를 쓰고픈 아들내외의 간절함 때문에...

우리가 아이들 키우면서 바쁘다는 핑계로 방목했던 시절을 생각하면 손주들은 매우 호강하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키우기 힘든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 이기에,
그래서 아예 낳지도 않는 어려운 시기이기에,
지금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의 호강은 나름 이유가 있습니다.

* 고생만큼 누리는 기쁨
한국을 출발한 지 14시간 만에 뉴저지에 도착했습니다.

늦은 밤에 아들의 환영을 받으며 도착했습니다.
시차로 새벽에 일찍 일어나 옥상 발코니에 올라가니 새 날의 여명이 밝아옵니다.

도착한 날엔 이미 잠든 이안이를 다음 날이 돼서야 만났습니다.
어리둥절 낯선 할머니의 품에 안긴 이안이는 곧바로 웃음을 선물합니다.
우리가 은퇴하기 전날 태어난 이안이를 아주 잠깐 만나고 한국에 들어갔으니 7개월 만의 만남입니다.

당신들이 봐주지 못해 내가 와야 하는 상황을 몹시 미안해하며 사돈댁 내외분이 건너오셨습니다.
환영 인사를 받으며 온 가족이 외식을 하러 나갔습니다.
7개월 아기를 데리고 밥을 먹는 건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합니다.
며눌님이 우리끼리 나가라고 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나의 황혼 육아가 시작되었습니다.

식구들의 식사를 위해 손자를 돌보는 사돈어른
출근전 땀흘리며 손자에게 비행기를 태워주는 아들
이가 나기 시작해 뭔가를 씹고 싶어해서 고무달린 손가락을 씹게해주는 며눌님의 정성스러운 돌봄으로 튼실하게 잘 자란 이안이

* 안 되는 줄 알면서...
이튿날 새벽 5시에 이안이가 깨서 울기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시차적응 중인 내가 들여다보니 좋아서 방긋 웃습니다.
콧물로 코가 막혀 쭉쭉이를 빨지 못해 잠이 깬듯합니다.
내방으로 데리고 나오니 당장은 행복해했습니다.
뒤이어 깬 며눌님이 코 뚫는 기계로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누이니 이내 잠이 들었습니다.
이안이가 아침 7시까지는 잠을 자야 모두의 하루가 평안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잠이 깨도 다시 잠이 들게 해주는 루틴을 만들어야 엄마도 할머니인 내게도 힘들지 않을 거라며 기분 나쁘지 않게 조언(?)을 해줍니다.
내가 이곳에 온건 육아를 하기 위함이 아니고 도움을 주기 위해 온 것임을 잊으면 안 되는데...
모두의 잠이 그렇듯 아기의 잠은 모두의 행복입니다.  

새벽에 할머니와 방을 탈출해 잠깐 행복했던 이안이

아내의 황혼육아로 인한 옆지기의 푸념 담은 글입니다.
https://www.facebook.com/share/p/UmrtfhZFCusVPcNm/?mibextid=Cx5MW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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