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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꽃동산은 봄에는 봄꽃, 여름엔 여름꽃 그리고 가을엔 단풍으로 알록달록하니 늘 화려합니다.
추운 겨울(11, 12월)엔 나목의 황량함을 호박 장식과 성탄 라이트로 근사하게 장식하기도 하고,
봄을 기다리는 2, 3월의 쓸쓸함은 실내 식물원의 오키드 쇼로 설레게 합니다.
벼르던 오키드 꽃구경을 갔는데 다양한 오키드 종류가 정말 많았습니다.
남녀노소를 무론하고 모두 그 다양함을 카메라에 담느라 바쁘기에 그 소중한 모습을 담아왔습니다.

최근에 디트로이트에서 함께 지냈던 장로님 내외분이 자녀가 있는 이곳으로 이사를 오셨고,
적응하시던 중 코로나 확진으로 혹독한 신고식도 하셨지만,
이제 조금씩 주변이 눈에 들어온다 하십니다.
두 분 다 꽃을 좋아하시기에 먼저 주민 된 내가 꽃동산엘 모시고 갔습니다.
신기하고, 화려하고, 특이하고, 곱고... 할 수 있는 예쁜 말은 다 하면서 꽃들에 취했습니다.

부모님이 우리들의 이름을 지어 주시듯 오키드들에게도  전문가가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팬지 오키드, 슬리퍼 오키드...등등~
미국 사람들은 꽃 모양에서 꽃 이름을 유추한답니다.  
그러고 보니 꽃 이름과 꽃 모양이 비슷합니다.

그러고 보니 사람들도 이름과 삶의 모습이 비슷합니다.
트로트의 영웅 ’임영웅‘이 그렇듯이...
사람들은 그렇게 이름대로 살아가기도 합니다.

외손녀의 이름 ’ 라일리‘의 뜻은 ’용감한‘ 이랍니다.
아마 소극적인 딸과 사위가 자녀만큼은 용감한 여성이 되기를 바랐었나 봅니다.
우리끼리 호적에도 없는 한국 이름으로 ‘하나님께 속한 자’라는 ‘라엘’이라고 지었지만 일상에선 ‘라일리’만 쓰입니다.

태명이 ’ 토롱이‘인 친손주의 한국 이름은 할어버지가 이미 ’기쁨‘이라고 지었지만 아들 내외가 영어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될지 궁금합니다.
작년 크리스마스에 아기 예수님처럼 선물로 찾아와 우리 가족에게 기쁨을 주었기에...
만약에 손녀라면 ‘joy'라고 지어주고 싶습니다.
만약에 아들과 며눌님이 우리에게 묻는다면...

꽃들에 취해 배고픈 줄도 모르고 다니다가 근처 이태리 식당(di pescara)에서 맛난 점심과 함께 이야기보따리를 풀었습니다.
정작 디트로이트에서는 그분들에게까지 순서가 미치지 못해 식사한 번 제대로 하지 못했었습니다.
정신과 의사로 많은 환자를 돌보시다 은퇴하신 장로님의 인생 담을 듣다 보니 세상은 넓고 나의 지식은 참 편협합니다.
팬데믹과 함께 시작된 그분들의 새로운 삶의 여정에도 많은 위로가 필요합니다.
오키드 꽃동산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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