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일상(Daily Blessing)

아름다운 이별(감사 450)

매일 감사 2023. 2. 21. 12:31

지난 주말 지인의 소개로 보게 된 드라마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가 진한 여운을 남깁니다.

강창래 작가가 실제로 대장암에 걸린 아내에게 음식을 만들어 주면서 일상과 함께 펫북에 기록을 시작했고,
그 글이 모여 책으로 출간되었고,
마침내 드라마로 만들어지게 되었답니다.
그의 아내는 이제 이 땅을 떠났지만 투병 기간 동안 불편했던 남편과 아내, 아버지와 아들의 아픈 관계가 치유되고 회복되는 슬프지만 참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https://youtu.be/cPCqtpxIAhU

‘채널A’에선 지난주에 방영을 시작했지만,
’와차‘에선 이미 종영된걸 누군가가 묶어서 키위에 올려놓았기에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12편(묶어서 6편)인 드라마에서 소개된 음식은 몇 가지 되지 않았지만,
작가의 책에는 60여 개의 음식과 관련 글이 있다기에 책으로 읽어 보고 싶었습니다.


한인들이 더 많이 사는 동네에 사는 수양딸이 도서실에서 찾아서 예약을 해 주었기에,
혹시 우리 동네는... 하고 들어가 봤더니 연계가 됩니다.

게다가 도서실 홈페이지에서 한글로 언어를 설정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이걸 모르고 책을 주문하려고만 했었는데...
얼른 예약을 해놓고 수양딸에게 알려주니 한글이 되는 줄은 몰랐다며 반가워합니다.
수양딸은 미국 음악 대학 교수이기에 영어 사용은 쉽겠지만,
그래도 한글이 있으면 사용할 의사가 있는 걸 보니 우리 한국사람 맞습니다.
책이 내게 돌아올 때가 무척 기다려집니다.


후기,
책을 요청한 지 4일 만에 내 손에 들어왔습니다.
자정이 다 되어가는 줄도 모르게 읽었습니다.
작가는 슬픔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그 글 너머의 절절한 아픔으로 읽는 내내 울컥울컥 했습니다.
첫 페이지부터...

일단 첫 단추가 슬픕니다.

흔희 우린 ‘있을 때 잘하자’라고 말합니다.
철들어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은데 이미 이 땅에 계시지 않기도 합니다.
원수처럼 지내다가 사별하고 후회와 미련으로 남기도 합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부부가 사랑도 하고 미워도 하다가 심하게 미워지면 이혼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다른 거지 나쁜 게 아닌데...
이 드라마는 그 다른 걸 어렵게 깨닫게 됩니다만,
사실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함께 있을 때 잘해야 합니다. 작가와 나의 상황이 전혀 다르지만,
특별하게 집에서 요리를 하지 않고 살아온 내가,
팬데믹으로 집에서 삼시 세끼를 해 먹게 되면서,
요리에 진심을 담기 시작했는데,
자꾸 하다 보니 이제는 내가 만든 음식이 식당보다 맛있다는 착각까지 하고 삽니다.
나는 ‘오늘 뭐 먹지?’를 고민하지 않으려고 사진을 찍고,
레시피를 포함한 일상을 감사일기로 쓰던 중인데...
물론 작가가 펫북에 올렸던 글에는 사진이 있었던 것 같은데,
책에는 사진은 없고 글로 사진을 무한 상상하게 만듭니다.
역시 그래서 전문 작가인가 봅니다.
아마추어인 나는 사진도 글도 여전히 서툴지만 꾸준히 쓰다 보면 조금씩 나아지겠지...
싶은 마음으로 오늘도 여전히 감사 일기를 씁니다.    

'일상(Daily Bless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려한 오키드 꽃동산(감사 452)  (4) 2023.02.22
힐링 음식(감사 451)  (6) 2023.02.22
커피 소동(감사 448)  (4) 2023.02.19
기억속의 음식과 사람(감사 447)  (6) 2023.02.19
다양한 삶(감사 445)  (4) 2023.02.18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