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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돈댁이 돌보는 큰 손자와 함께 집으로 들이닥쳤습니다.
아들내외가 아무 때나 오라고 거라지 도어 리모트 열쇠를 하나 드렸답니다.
ㅎㅎ 그게 시엄니와 친정엄니의 다른 점인가 봅니다
나는 연락하고 확인받고 그렇게 와야 하는데...
유치원생 큰 손자를 봐주면서 작은 손자를 못 봐주는 게 못내 아쉬운 사돈댁은 나와 이안이에게 늘 미안한 마음입니다.

아이들을 아들내외에게 맡기고 점심 외출을 나섰습니다.
큰 손자를 5년 동안 지극정성으로 봐주면서 몸이 망가질 대로 망가진 그녀는 식당으로 가면서 계속 잔기침을 합니다.
나에게 둘째 손자를 맡긴 것이 미안해 헛기침까지 포함해서...
나이 들어 많이 먹지도 못하는 두 시니어가 ‘치즈케이크 팩토리’에 가서 샐러드와 작은 마리게리타 피자를 시켜 먹으면서 미처 다 끝내지도 못한 대화와 함께 음식도 남기고 나왔습니다.  

명품족 사돈댁은 식사 후 명품 쇼핑을 가잡니다.
미안한 마음으로 가방이고 옷이며 사주고 싶어 하는 사돈댁에게 명품가방은 무거워서, 명품 옷은 몸이 안 따라줘서 못 입는다며 요리조리 빼니 포기합니다.
명품과는 거리가 멀기도 하고 0이 두 개는 더 붙었지만 별거 아닌듯한 옷과 가방들이 내 눈에 들어오지 않는 걸 눈치채고 서둘러 손주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면서 당신도 곁들입니다.
입고 들고 갈 곳도 없는 수많은 명품 가방과 옷들이 다 부질없는 것이라며...
미안해하지 말고 건강하게 잘 지내시라는 나의 말에 그녀도 공감하는 듯 가끔 맛난 음식을 먹자며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지식도 외모도 능력도 모두 평준화되어 가는 이 시점에 명품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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