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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Daily Blessing)

특별한 가족(감사 289)

매일 감사 2022. 9. 25. 05:11

* 가는 길
과천에 사는 이모 댁을 방문하는 날입니다.
아직 대중교통에 익숙하지 않고 좀 멀긴 하지만 버스로 천천히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서민들의 일상을 창밖으로 바라보는 재미는 있었지만 시간이 너무 지체돼 환승이라는 편리함을 이용해 중간에 지하철로 바꿔 탔습니다.
지하철 타러 가는 도중 어리벙벙한 내게 한 할머니가 길을 물었지만 다행히 내가 가는 방향이라 자신 있게 대답도 해드렸습니다.

* 이모...
이모라고 부르지만 진짜 이모는 아닙니다.
우리의 인연은 45년 전 서로의 필요를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각자 삶의 울타리를 지키느라 잠시 이기적이기도 했고,
멀리 떨어진 거리로 인해 자주 만나 뵙지는 못 했지만 때를 따라 아주 가끔 나도 이모도 서로 연락을 합니다.
자신의 주장과 소신이 강해 만나면 불편한 분이긴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우리는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고 서로에게 조금씩 여유로워지긴 했습니다.

* 이모부...
당신의 외동 딸보다 나를 더 딸처럼 생각해주시는 분인데 도착하니 반가움에 눈시울을 적십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이모부 편이기에...
무슨 편 가름?
이모와 이모부는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나무늘보 같은 이모부와 매사가 빠르고 정확해야 하는 이모가 화목하게 지내시려면 누군가의 희생이 있어야 하는데 지난 세월동은 이모부가 그걸 담당해 오셨습니다.
그래서 난 그런 이모부를 늘 지원했습니다.
최근에 건강이 나빠지시면서,
더더욱 평화주의자가 된 이모부는 내가 떠나는 걸 몹시도 아쉬워했습니다.
그런 우리의 만남이 짧은 일박 이일을 길게 느끼는 건 나만은 아닌가 봅니다.
이모부의 편이 돼드리기 위해 떠나기 전에 한번 더 방문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삼시 세끼
함께하는 식사는 이모부의 당뇨병으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 이모가 책까지 쓰면서 개발한 음식들입니다.
오후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었고,
다음날 아침, 점심까지 세끼는 이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그런 식단입니다.
이모부의 혈당 수치를 낮추기 위해 이모의 식품영양학 연구를 통해 얻은 결과물이라지만,
식탐이 유난히 심한 이모부 에게는 식사 시간이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았을 것입니니다.
하지만 그 결과로 이모부의 당뇨 수치를 정상을 올려놓았으니 두 분의 노력은 대단합니다.
나에게도 당뇨 남편에게 이렇게 해주라고 하시지만,
자기 방식을 고집하는 초딩입맛 남편에게 적용시키기 힘들뿐더러 아마 돌아올 대답도 뻔~합니다.

짜지 않고 맵지않고 달지않은 삼시 세끼 식단입니다.

* 아파트 풍경
이모 댁 단지 내에 자리 잡고 있는 조경중 옛 정자가 정겹습니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주는 운치가 있습니다.

아파트가 관악산 바로 밑자락에 자리 잡고 있어 아침 일찍 혼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산행을 살짝 했습니다.
이런 한국의 아기자기한 산들이 남편에게는 늘 그리운 추억입니다.

건강 지킴이 맨발 산책객의 모습도 보입니다.

집으로 돌아와 일부러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으로 올라가는데 집집마다 문 앞에 다양한 배달 패키지들이 있습니다.
배달의 민족인 대한민국이 부러운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대부분 식재료인듯 합니다.

대한민국... 참 살기 좋은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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