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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이 소천하신 지 7년 되는 날,
삼 형제가족이 줌으로 함께 모여 예배와 함께 근황을 나눴습니다.
삼 형제 중 제일 먼저 은퇴를 하고 친자연생활을 하는 막내 서방님의 근황이 제일 재밌습니다.
시골에 땅을 조금 사서 밭농사(?)를 지으며 최근에 지은 농막에서 즐거움을 누리는 크고 작은 이야기,
하지만 더운 날 무리했는지 장염까지 걸렸다는 이야기,
풀 뽑는 일이 너무 힘들어 최근엔 그냥 뽑기를 포기하고 ’ 예초기‘를 돌렸다는 이야기...

Speaking of weed wacker(예초기)
‘예초기’에 대해 할 말이 많습니다 ㅜㅜ
비록 손바닥만 하지만 필요한 건 다 있는 우리 집 텃밭,
어제 잔디 깎는 남미 일꾼(아미고)들이 ‘예초기’를 돌리면서 우리 집 고추나무의 2/3를 무참히 도려냈습니다.

어차피 우리는 어르신들이 나눠주시는 텃밭의 수확물을 먹는 것도 벅차긴 하지만,
내가 키우는 것은 또 다른 나의 의미입니다.
https://youtu.be/AHsKFfADf4M
https://youtu.be/DJC9w5a5vTI
그것도 이제 막 꽃이 피기 시작해서 따 먹을 꿈을 주던 꿈나무들을...

깻잎은 전 해에 떨어진 씨앗으로 스스로 싹이 올라와 자라지만,
고추는 모종을 사다가 심어야 하는데... 싶어 또 불쑥 화가 납니다.
그러다가 잔디와 훨씬 가까이 있던 깻잎나무와 미니처 장미는 그대로 놔둬줘서 용서합니다.
잠시 딴생각을 하다가 그랬으려니...

첫해 은방울 꽃을 잡초인 줄 알고 뽑아버린 그들에게 우리 집 풀은 내가 뽑을 테니 당신들은 손대지 말라고 경고 섞인 부탁까지 했건만...
안쪽에 위치해 참상을 피한 깻잎들이 고추나무를 위로합니다.

한 뿌리로 시작했던 민트가 이제는 텃밭의 3/1을 차지합니다.
아무리 따먹어도 늘 무성합니다.
뽑아 버리려 했던 권사님이 조금씩 이해가 됩니다.
새 집주인을 위해 민트를 좋아하는 수양딸네 뒤뜰로 옮겨 심어야 하나...

잡초같이 생긴 채소를 지키려는 나와
채소같이 생긴 잡초를 없애려는 아미고와의 전쟁 중...
마침 잔뜩 흐린 날이 내 마음을 대신 표현해 주니 나는 그냥 웃기로 합니다.

후기,
한 어르신이 당신네 텃밭 수확물이라며 옆지기 편에 전해주십니다.
사실 어제 호박잎 먹을 줄 아냐고 물으셔서 그 귀한 건 없어서 못 먹는다고 농담을 했었는데...
이렇게 유기농 종합 야채 세트로 주실줄은 몰랐습니다.
무슨 연고든 화내지 말라는 아버지의 자연 계시로 알겠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 집 고추는 이제 꽃이 피는데 저 큰 고추는 어떻게 키우신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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