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 첫째 날
농익은 여름과일 주변에 초파리가 생겼습니다.
작은 그릇에 바나나 껍질을 넣어 랩으로 씌운 후 송곳으로 콕콕 찍어 구멍을 내서 초파리 트랩을 만들었습니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어디서 나타났는지 초파리들이 하나둘씩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 둘째 날
첫째 날엔 5마리였는데 둘째 날엔 두배로 늘어났습니다.
우리 집에 초파리가 이렇게 많았다고?
이 트랩이 오히려 동네 초파리를 모두 유인하나?
암튼 초파리를 들여다보다가 갑자기 영화 올드보이가 생각납니다.
영문도 모르고 작은 그릇 공간에 갇혀버린 초파리들이 처음엔 탈출하려고 무척이나 애를 씁니다.
하지만 곧 적응이 되었는지 둘씩 짝을 지어 친구도 만들면서 군만두대신 바나나 껍질을 먹으며 나름 살아갑니다.
![](https://blog.kakaocdn.net/dn/IiwSO/btsqj2YCZoS/hT3kq3lRCkzBkKSNezVIk1/img.jpg)
어쩌다 초파리가 한 마리도 안 보여서 모두 탈출한 줄 알고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https://blog.kakaocdn.net/dn/dw3Ymz/btsqaPyPwC3/TClcKVs4Fi8UgYEqW1SQG0/img.jpg)
하지만 사람 인기척이 들리면 모두들 부지런히 날아다니며 아우성을 칩니다.
![](https://blog.kakaocdn.net/dn/NDedF/btsqd3XWiEz/Yk7fF8kjtrk0k2EUjwAwc0/img.jpg)
아일랜드에서 커피도 마시며 작업을 하는 나의 관심을 초파리 트랩이 자꾸 빼앗아 갑니다.
초파리를 들여다보는 내게 옆지기가 “곤충 팻이 하나 생겼군!” 라며 놀립니다.
늦은 저녁 작업도중 초파리 한 마리가 날아오더니 작은 구멍으로 애를 쓰며 들여가려다 결국 성공합니다.
아하~ 너희들이 그렇게 트랩으로 들어가는구나!
신기한 게 들어가는 건 힘들게라도 들어가는데 나오지는 못한다는 겁니다.
올드보이와는 다른 것이 그들 스스로 택한 감금입니다.
몸짓이 멈춘듯해 들여다보니 식사 중인지 휴식 중인지...
![](https://blog.kakaocdn.net/dn/bNpWAr/btsqhZ8LWOv/e44rbmaMhO7MGtm2KH7dG1/img.jpg)
당분간 트랩에서 지내는 초파리가 많이 궁금할듯합니다.
냄새 때문에 언젠가는 없애야겠지만...
후기,
버릴 때 잘 버려야 한다는 언니의 말씀에...
바로 냉동실로 직행했고,
이렇게 초파리들은 최후를 맞았습니다.
달콤한 유혹에 빠진 죄값으로 인해...
![](https://blog.kakaocdn.net/dn/upFIu/btsp3mrFOpd/KnME2FpMH1wiaDmH71S2ZK/img.jpg)
'일상(Daily Bless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입추라지만...(감사 630) (2) | 2023.08.09 |
---|---|
갑자기 일박이일(감사 629) (6) | 2023.08.08 |
텃밭의 동상이몽(감사 626) (4) | 2023.08.05 |
소소한 행복(감사 625) (4) | 2023.08.05 |
세상에서 가장 쉬운 초파리 퇴치법(감사 624) (4) | 2023.08.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