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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고
몸은 떨어져 살지만 마음은 늘 가까운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사는 방식과 모습은 다르지만 서로의 장점만 보며 격려하는 친구들입니다.
나야 경기도 산다지만 인 서울이어도 뚝뚝 떨어져 살기에,
자주 만나기 힘들어 작정하고 날을 잡았습니다.
우리의 만남을 축복하는 곳은 바로 석촌호숫가입니다.  

친구 남편에게서 닭갈비 집 ‘by 춘천’을 추천받아 찾았습니다.
간판이 꼴랑~‘ㅊㅊ’ 이어서 지나칠 뻔했기에
젊은 사장의 절제된 표현이 라테는 버겁습니다.  

문을 열기 전 도착했기에 문 앞 벤치에 앉았는데,
뭔가를 기대하게 만드는 건너편 카페의 문구도 재밌습니다.
지금 나의 현주소가 한국이 맞나요?

11시 반이 되니 블라인드는 올라갔고 우리가 제대로 온 걸 알려줍니다.
‘ㅊㅊ’ 또는 ‘by 춘천’ 암튼 우린 그 춘천 닭갈비집으로 잔뜩 기대를 품고 들어섰습니다.

젊은 쥔장이 운영하는 식당 분위기와 상당히 절제된 메뉴로 사업가 친구에게 칭찬(ㅊㅊ)까지 받았습니다.

각자의 취향대로 삼인 삼색(소금, 간장, 양념 닭갈비) 종류를 모두 상에 올릴뻔하다가 두 종류(소금과 간장)를 주문하고 메밀국수와 볶음밥을 추가했습니다.
푹 익혀 먹어야 하는 닭갈비는 주방에서 초벌구이해왔고 우리는 숯불로 조금 더 익히고 불향을 입혀 맛나게 먹었습니다.

같이 나온 떡도 굽고 디저트인지 애피타이져인지 모를 마시멜로도 구워 먹었습니다.
별거 아닌 것으로 손님을 기분 좋게 만드는 사장님의 상술(?)도 칭찬합니다.  

일서툰 종업원이 우리가 주문한 볶음밥을 입력하지 않았다기에 그냥 나오려다가 시그니처를 먹어보려고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는데 다행히 맛있습니다.
그냥 나왔으면 미련이 많이 남을 뻔했습니다.
마늘 후레이크와 살짝 누른 닭갈비 볶음밥은 추천할만합니다.

* 걷고
이제 잘 먹었으니 눈앞에 펼쳐진 석촌호수로 향했습니다.
한동안 추위로 움츠렸다가 모처럼 봄날 같은 화사한 날이어선지 호숫가는 우리처럼 삼삼오오 떼를 지은 가벼운 옷차림의 행렬이 이어집니다.  
도심 한가운데 이렇게 커다란 호수와 놀이동산, 그리고 백화점이 있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우리들은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 마시고
반 바퀴를 돌다가 호수 전망 카페에 들어가 삼인 삼색(아메리카노, 카푸치노 그리고 도라지(?)) 음료를 주문해 호수를 향해 자리를 잡고 공백 기간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습니다.

* 또 걷고
해가 서쪽을 기울 즈음 서늘한 기운에 다시 일어나 나머지 반을 걸었습니다.  
이번엔 놀이동산의 비명소리에 우리의 즐거움을 담아 걸었습니다.

* 또 먹고
소화가 된 건 아니지만 저녁은 먹고 헤어진다며 찾아간 백화점 식당에서 낙지 곱창전골을 먹었습니다.
곱창전골, 좀 낯설긴 했지만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좋았습니다.
기분 좋게 먹으면 0칼로리라는 썰을 간절히 믿으며...  

전골냄비를 바닥까지 긁어먹고는 디저트 배는 따로 있다며 백미당에서 아이스크림까지 뚝딱해 치운 우리는 정말 위~대한 할머니들입니다.

아무리 함께한 시간이 길어도 우리의 헤어짐의 끝은 아쉬움입니다.
그래서 다음에 또 만나기로 손목 걸어 약속하고 헤어졌습니다.
추억을 함께 공유할 친구가 있어서 고맙습니다.
Oh what a wonderful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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