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아주 오래전 분당을 처음 개발할 때 나돌던 말입니다.
지금이야 더 멋지고 화려한 동네들이 새롭게 개발되어 뒷전이지만 모든 것이 처음인 내겐 여전히 근사한 곳입니다.
최근 그 분당에 역이민 한 시카고 지인을 만나러 옆지기와 함께 나들이를 갔습니다.
우리끼리면 브런치 식당을 갔을 텐데 시골스러운 옆지기 입맛에 맞추느라 야탑역 근처의 ‘코다리집’엘 갔습니다.
해풍에 반쯤 말린 명태의 졸긴 한 맛을 즐기라는데 매운 양념이 너무 강해 곁들여 나온 미역국으로 배를 불렸습니다.  

식후에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는 게 문화(식당에 오래 앉아 있을 수 없어서 이기도 하겠지만, 그 문화도 익숙해져야 하는데...)로 근처 ‘투썸 플레이스’엘 가려다가 먼저 걸으려고 율동호수 공원엘 갔습니다.

호수 내 카페는 만원이어서 호수 근처 ‘빵선생’ 카페에서 치즈케이크와 라테로 매운 속과 찬 기운을 달랬습니다.
추운 날은 아니었지만 햇살이 구름뒤에 숨었기에 따뜻한 실내와 차가 고마운 날이었습니다.

반나절동안 지인이 사는 주변을 다 소개하고픈 그녀의 열정이 우리를 서현역 근처 AK 플라자로 인도했습니다.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활기찬 곳이라며...

그런데 우리가 해맑게 웃고 있는 현장은 작년 8월 미국에서 들었던 묻지마 칼부림 사건의 현장인걸 그곳을 나서면서 길가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경찰관의 편지와 함께 놓인 꽃을 보고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ㅜㅜ

헤어지기 전 아파트 근처 그녀가 좋아하는 빵집(망캄 프레드 팩토리)에서 미국서 내가 천연발효종으로 구운 빵을 많이(?) 얻어먹은 보답이라며 빵을 사줍니다.
그 집도 천연발효종으로 구운 빵이어서 쫄깃하다며...
빵이라면 귀가 솔깃하고 천연발효종이라는 말엔 더 귀가 솔깃해 거절하지 않고 받아았습니다.

집에 와서 밤이 늦었음에도 한 조각 떼어먹어보니 진짜 맛있게 쫄깃합니다.

그리고 그 쫄깃함은 아침으로 이어졌는데..

‘망캄’이라는 빵집 이름이 궁금해 검색해 보니 그 빵집은 대단히 유명한 곳이었고 우리가 갔던 율동공원 근처에 아주 크고 근사한 분점이 있는 걸 이제야 알게 되어 빵에 진심인 내가 그곳에 가보지 못한 걸 아주 많이 아쉬워하는 아침입니다.

지인이 2월 말에 자녀들을 방문하러 미국에 들어간다며
우리의 은퇴와 역이민을 축하하는 카드와 선물까지 주십니다.
음식값 지불한 게 전부인 우리 손을 미안하게 만들면서...
(뭔가를 주고 싶어서 이모가 사주신 취설송을 일단 나눴기에 이모용 취설송은 다시 사 와야 합니다 ㅋㅋ)

다음번엔 우리가 가보지 못했던 멋진 율동공원 근처에 있는 '망캄' 빵집에서 만나요 우리~


'일상(Daily Bless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명절 단상(감사 744)  (4) 2024.02.09
보라산 정복(감사 743)  (4) 2024.02.09
고마운 다이소(감사 741)  (4) 2024.02.08
어르신 이해하기(감사 740)  (6) 2024.02.07
일거 양득(감사 739)  (4) 2024.02.05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