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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아침엔 내려온 구름덕에 잠깐 빼꼼히 얼굴을 내밀던 해님이 이내 구름 속으로 사라지더니 온종일 구름 속에 숨어있습니다.
사이사이 갈매기도 그려주면서...



주일 예배는 수영로 교회에서 은혜롭게 드렸고,
점심은 멍게가 먹고 싶었지만 기침이 심한 옆지기 때문에 서둘러 집으로 돌아오는 길목의 해운대 전통시장에서 그가 좋아하는 어묵을 먹기 위해 상국이표 김떡순을 선택했습니다.
구름 낀 해운대 오후는 여전히 모두에게 행복입니다.
그 대열에 끼어 라이언 부산점에도 휘리릭 둘러보고,
여기저기 자기만의 바다를 즐기는 사람들도 만나고,
저녁엔 대충 떡라면을 끓여 먹고 티브에서 재방하는 미스터 선샤인 마지막 회를 재밌게 보고는 일찍 잠을 청했습니다.




*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강풍을 동반한 비바람이 치면서 경고가 끊임없이 뜹니다.


경고를 무시하고 새벽 묵상 걷기를 하려고 나갔습니다.
그 와중에 젊은 외국인들은 심신을 단련 중이고,
나 같은 어른 한 분은 우산을 쓰고 걸어갑니다.
나도 들고나간 우산을 쓰고 걸어보려다 바람에 이기지 못하고 들어왔습니다.





새벽 이맘때면 수많은 사람들이 좀비들처럼 해맞이를 하면서 해변을 걷는데 오늘은 그 맨 발족이 한 명도 없습니다.
* 비바람 치는 해변에서의 단상,
이번주 주초와 주말에 지인 두 팀이 각각 2박 3일로 이곳을 방문하는데 서울에서 오매가매 하면 관광은 하루인데 만일 오늘처럼 다니기 힘들 만큼 비가 오면 너무 아쉬울 것 같습니다.
한 달을 지내는 우리야 비가 오면 이렇게 방구석카페에서 커피 마시며 쉬면 되는데 말입니다.
옛날 우리 어르신들은 자녀를 많이 낳아 그중에 잘난 아이, 어중간한 아이 그리고 못난 아이로 자라기도 하지만 이제는 둘, 아니 아예 하나만 낳으니 모두 잘난 아이로 키워야 하기에 대부분의 부모들이 아이에게 올인을 합니다.
거기에 따른 부작용이 사회문제로까지 이어지기도 하고...
하지만 사회구조가 애를 많이 낳지 못하는 게 더 문제입니다.


* 옆지기는 박물관대신 세미나
옆지기가 기침을 심하게 해서 어제 예배 도중에도 밖으로 나가 영상예배를 드려놓고는,
오늘 있을 차세대 목회자 세미나에 참석하겠다고, 그것도 은퇴목회자가, 영감을 얻으려고 다시 간답니다.
어제 광고시간에 들었기에 이미 접수기간이 지나 전화로는 신청이 안되니 그냥 가 본다고는 하지만...
늦어도 접수를 받아줘서 오늘과 내일 하루종일 세미나에 참석하게 되었답니다.

* 성난 파도
오늘 도착 예정인 지인이 사정이 생겨 내일 도착한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마침 내가 서울 가는 날이랑 겹쳐서 미안하긴 하지만,
이곳은 인터넷만 있으면 어차피 우리가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좋은 환경이어서 다행입니다.
정오 즈음 비가 멈추기에 창밖으로 바라보던 파도에 발을 담갔습니다.
* 혼밥
다시 만만한 해운대 전통시장길로 들어서 점심 먹을 장소를 찾다가 더 만만한 버거킹에 들어서 세트 메뉴를 주문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 부산의 대표 음식인 돼지국밥집 앞에서 햄버거를 먹기로 햤는데,
미국서 먹던 불맛이 나지 않았고 빵도 굽지 않아 맛이 없어 한입 배어문 후 옆지기의 평가를 위해 싸들고 나왔습니다.



다시 점심을 먹기에는 이미 늦었기에 간식 같은 김밥을 주문해 먹었는데 김밥은 역시 나를 배반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비바람 치는 해운대의 하루를 혼자 여유 있게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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