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무슨 사업이든 손을 대면 잘 풀리는 청년(교회 오빠)이 있습니다.
세상에서 말하는 스펙이 일도 없어서 교회에서 조차 무시당했었는데...
자신의 일이나 먼저 하고 교회일을 하라고 주변의 눈이 곱지 않았었는데...
청년 회장으로 있을 때 만났던 처자와는 대학생이던 그녀 집안의 반대로 남남이 되어야 했었는데...
오랜 시간 후 그랬던 청년이 지금의 ceo 가 되어 주변의 어려운 교회와 이웃을 돕고 있는 줄은 아무도 기대하지 못했습니다.
뚜레쥬르 빵집을 열었더니 빵이 없어서 못 팔만큼 인기가 좋답니다.
소공동 순두부 식당을 냈더니 번호표를 받고 기다려야만 먹을 수 있을 만큼 분주하답니다.
최근에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다이소’ 같은 가게를 냈는데 거기 역시 문전성시랍니다.
비즈니스 관계로 타주로 이사를 가게 되었는데 집을 시세보다 훨씬 비싸게 내놓았음에도 가장 빠른 시간에 팔고 떠나게 되었습니다.
최근 몇 년의 일만 보면 그의 삶은 참으로 순조로워 보입니다.
게다가 그의 이런 일들이 모두가 어렵고 힘들어하던 펜데믹기간에 있었던 일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의 인생이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닙니다.
그도 지금의 그가 있기 위해 요셉만큼 어렵고 힘든 시간들을 보냈답니다.
가족이 이민 나오는 시기에 그는 애매한 나이로 불법체류자(DACA)가 되었고 남들 대학 가는 시기에 암흑기로 지냈으며 일자리가 없어서 알바로 여기저기 전전긍긍하기도 했답니다.
긴 시간 동안의 훈련이 밑거름이 되어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남들이 다 내려놓은 요식업을 시작하면서 젊고 착한 처자와 결혼을 했고 아무도 기대하지 못했던 영주권을 부부가 함께 받게 되었습니다.
25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다며 그 부부가 우리를 방문했습니다.
대화중 자매가 자신도 공부를 못했고 오빠도 그리 잘한 거 같지 않아서 2세가 격정이라는 말에 그 오빠의 대답이 명쾌합니다.
자기는 대학도 안 나왔고 스펙도 없지만 신앙의 힘으로 세상을 살아가니 하나님께서 알아서 잘 살게 해 주신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나도 그 형제와 맞장구를 쳤습니다.
신앙교육이 제대로 되면 공부하지 말라고 해도 공부하고 효도하지 말라고 해도 효도한다고 착하게 살지 말라고 해도 착하게 살게 된다고...
하나님을 제대로 만나면 자신의 삶에 대해 진지해질 수밖에 없다고...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 같은 삶을 절대로 허비하지 않게 된다고...
그리고 우리 모두 그 사실에 동의하면서 축복하며 떠나보냈습니다.
“너희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러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덤으로 주실 것이다.” (마태복음 6:33)
교회 화단에 이변이 생겼습니다.
해마다 올라오던 금잔화밭에 금잔화가 사라지고 심지도 않은 풀들 속에서 금잔화는 꼴랑 한 개 올라왔습니다.
주객이 전도되긴 했지만,
그 청년을 보는 듯해 혼자 미소 짓습니다.

'일상(Daily Bless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딸님을 버릴뻔 했습니다(감사 575) (4) | 2023.06.20 |
---|---|
영원한 해병대(감사 574) (4) | 2023.06.18 |
모든 것이 은혜(감사572) (4) | 2023.06.16 |
빵대신 뽕 그리고 백조(감사 571) (4) | 2023.06.15 |
서로를 위한 산책(감사 570) (4) | 2023.06.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