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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기간 중 엄마가 다녀갔으면 하는 딸의 바람으로 5박 6일 동안 라일리네 다니러 갑니다.  
라일리가 할머니가 많이 보고 싶답니다.
원래 아들의 상반기 일이 7월 말이면 끝날 계획이어서 이안이를 데리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하는 아들내외가 라일리네를 함께 방문하고픈 마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들의 일이 8월 12일까지 늦춰지면서 하루 세끼를 직장에서 먹으며 마무리하는 중이고,
갑자기 며늘까지 새로운 팀장으로 발령이 나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되었습니다.  
미안한 마음에 나라도 다녀오라고 해서 떠나게 되었지만 아들내외의 미안한 마음이 나를 더 미안하게 만듭니다.
원래는 며늘이 이 휴가기간 동안 직장 휴가를 냈었는데 일을 빠질 수가 없게 되자 수-금요일은 이안이 자는 시간을 이용해 하루 4시간씩을 채우기로 했답니다.
게다가 다음 주 한 주간은 팀미팅을 오프라임으로 해야 해서 일주일 내내 뉴욕으로 출근을 해야 한답니다.
그래서 우리가 도착하는 월요일엔 사돈내외가 봐주기로 했답니다.
특별한 일이 아닌 나의 ’그냥‘이 아들 내외의 일정을 복잡하게 만든 듯해 마치 죄인이라도 된 듯 이안이네를 살그머니 빠져나왔습니다.
내가 이안 이를 돌봐주는 선의가 당연시 여기지고 있지는 않은지 나를 돌아보게 합니다.
공항에 도착해 시큐러티를 지날 즈음 가족톡방에 이안이 사진이 올라옵니다.
할머니를 벌써 그리워한다며...

뉴악공항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오래전 이 공항은 안팎으로 마치 범죄도시에나 나올듯한 험악한 분위기였는데...
내가 원하는 별다방에서 커피와 오트밀로 아침을 먹고,

탑승구를 향해 가다가 뉴악공항엔 모두의 식성에 맞는 식당이 있다는 광고 문안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있던 제한적인 식당들에 비해 정말 다양한 식당들이 들어섰습니다.
공항이라기보다는 무슨 식당가에 온 기분이었습니다.

군데군데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까지 제공됩니다.

탑승 후 책도 읽고 글도 쓰면서 서빙하는 커피와 비스킷을 먹고 나니 18분 후에 랄리에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을 합니다.

피곤한 승객들 사이에 내 뒷좌석의 두 여인은 한 시간 반 동안 잠시도 쉬지 않고 즐거운 목소리로 수다 삼매경입니다.
어차피 비행기에서 잠을 못 자기도 하지만,
가끔은 남의 이야기를 엿들으며 시나리오를 쓰기도 하지만,
오늘은 그녀들의 이야기가 한 귀로 들어왔다가 그대로 다른 귀로 빠져나갑니다.
책을 덮고 스토리를 쓰기 시작했고 도착할 즈음 나의 이야기는 맺어져 갑니다.
오랜만에 라일리와 보낼 시간들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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