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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딸네 오는 날 남쪽에서 무시무시한 허리케인이 올라왔습니다.
바람이 심하게 불고 장대비가 내리면서 전기가 끊어졌습니다.
사위의 학교는 문을 닫았고 딸의 회사는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지만 유일한 소통기구인 전화기가 뜨거워 지기 시작하자 책임자인 딸은 급하게 회사로 나갔습니다.
삶의 모든 것을 전기에 의존하는 우리네 문명의 연약함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정말 전기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특히 딸네 농장에서는...
농장에 새로 온 지 4일 차 병아리의 온기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두꺼운 이불을 덮어줬습니다.
부화를 기다리는 60개의 메추리알이 걱정된 딸은 따뜻한 털옷에 싸서 가슴에 안아주다가 사위에게 바통터치를 했습니다.
냉장고에 음식은 많았지만 데워먹을 수가 없어 달콤한 주전부리로 점심을 때웠습니다.
비가 와 밖으로 나갈 수 없어 아트를 좋아하는 라일리를 위해 사온 할머니의 선물로 자연을 대신했습니다.
그래도 중간중간 멈추는 빗속으로 빗물 가득한 닭장의 닭들을 엄마의 마음으로 살피는 라일리가 기특했습니다.
걱정의 끝자락에 전기 공급이 회복 되었고,
병아리는 따듯한 온기와 물과 음식으로 돌아왔습니다.
딸과 라일리의 사랑을 더해~
메추리알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습니다.
시련은 겪었지만 아직 일주일이 남은 시간들을 잘 견디고 예쁘게 부화하면 좋겠습니다.
이번이 두 번째 시도인데...
쏟아지는 빗속에서 넘어진 채소들을 세워주고 돌보며 농장주 딸은 행복합니다.
그 속에서 친자연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라일리도 행복합니다.
저녁은 사위가 요리한 스파게티를 맛나게 먹고 삼 세대 여자들끼리 아이스크림으로 행복 한 스푼 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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