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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쇼
실제로 바쁘기도 하지만 토요일 저녁 늦게까지 일했다는 핑계로 주말의 이른 아침 육아 당번인 아들이 손자의 놀이방에서 내가 놀고 있는 것을 보고는 다시 취침 모드로 들어갑니다.
“엄마가 있어서 너~무 좋다”며...
에효~ 7월은 그렇게 만성피로감으로 지내야 한답니다.
토요일 저녁은 며늘도 육아와 함께 일주일치 밀린 집안일을 하느라 늦게 잠들어선지 주일 아침엔 아예 인기척이 없습니다.
6시 반에 일어난 이안이와 3시간을 온 맘과 정성을 다해 놀아주다가 오전 잠을 재우고 주말 육아 퇴근을 했습니다.
주일 예배를 드린 후 토요일에 만든 도서관 카드로 신청한 ‘뉴욕 역사 박물관'을 가려고 뉴욕행 버스를 타려고 하니 울 동네에서 자동차 쇼 행사를 하느라 버스길을 막는 바람에 버스들이 올 생각이 없습니다.
기다리는 것보다 그곳을 지나가는 게 빠를듯해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짧은 구간이지만 중심부를 저렇게 길을 막아 놓으니 그곳을 통과해야 하는 버스들은 어쩌라고...
덕분에 멋진 밴츠 앤틱카들을 구경했습니다.
그러다가 그 길을 피해 돌아가는 뉴욕행 버스를 만나 올라탔습니다.
지나가는 정거장마다 뉴욕을 관광하려고 기다리던 승객들로 버스가 만원입니다.
하지만 그들도 나처럼 불평보다는 늦게라도 와 준 것을 고마워합니다.
종점 근처에 사는 덕에 편안하게 앉아 내가 좋아하는 이기주 작가의 책을 읽으며 두 주만에 다시 찾는 뉴욕을 기대하며 떠났습니다.
* 뉴욕 자연사 박물관
내가 소지한 신청서는 ‘뉴욕 역사 박물관’인데 잘 모르고 한 블록 옆에 있는 '뉴욕 자연사 박물관'으로 들어섰습니다.
이상하다 생각했지만 지하철 역과 도착지점이 비슷해 '그럼 여긴가...' 싶은 마음으로 티켓을 교환하려고 줄을 섰고 창구의 젊은 직원은 내 우편번호만 묻더니 티켓을 뽑아 줍니다.
나의 잘못된 시작을 그 직원이 그 때 멈춰 줬어야 했는데...
심지어 그 직원은 몇 장이 필요하냐며 묻기까지 합니다.
신청서에 4장까지 무료로 받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방학이기도 하지만 자연사 박물관은 어린이를 동행한 관광객들로 북적거렸고,
박제된 동물들의 전시와 과학 실험실 같은 박물관은 내 취향이 아니어서 '뭐지?' 하며 꼼꼼히 찾아 다시 보니 바로 이웃해 있는 박물관엘 들어와 있었던 겁니다.
그래도 ‘브룸버그’의 설명을 듣으며 지적 호기심을 해소하다가 육적 허기짐을 따라 박물관 카페테리아로 들어섰고,
샐러드와 수프 그리고 어설픈 양식 뷔페와 피자가 주 메뉴인데 피자는 표 사는 창구만큼 줄이 길기에 샐러드와 치킨 누들 수프로 간단히 먹었습니다.
막 먹으려는데 아들이 사돈네 가족과 자동차 쇼보고 한국 식당에서 냉면과 고기를 먹고 있다며 엄마는 뭐 먹냐고 묻습니다.
큰 손자를 돌보는 사돈댁 때문에 사돈 어른은 70대 중반임에도 여전히 일하시는 중이기에 주말엔 그분들께 양보하는 것도 잘 한 짓(?)이긴 합니다.
내가 보낸 사진을 보고 아들에게서 음식이 건강해 보인다고 칭찬까지 받으면서...
내 뒤에 서있던 연세 지긋한 커플도 나와 같은 메뉴로 계산대 앞에 섰었는데, 드레싱을 뭘 넣을까 서로 물었었는데, 저만치 2인용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빅뱅이 어쩌고 저쩌고...
지구가 점점 뜨거워져서 어쩌고 저쩌고...
그러다가 온 우주의 자연사보다 내가 지금 발 딛고 있는 뉴욕 역사가 궁금해 인파를 뒤로하고 옆 건물로 향합니다.
이렇게 버젓이 서있는 건물을... 웃음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나도 그 직원도 더워서 제정신이 아니었던 겝니다 ㅋㅋ
* 뉴욕 역사 박물관
다시 뉴욕 속 뉴욕으로 들어갑니다.
그곳에서 지금의 뉴욕이 있기까지 모습을 공부합니다.
뉴욕의 시작부터 현재의 멋짐까지 18분 동안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큰 스크린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1919년 피카소의 커다란 작품을 이곳에서 만났습니다.
그동안 봐었던 형이상학적인 작품이 아닌 많이 무척 친근한 모습으로...
그 외에도 1500여 점의 그림들이 구석구석 자리 잡고 있어 그림들을 보며 마음의 안정을 찾습니다.
티파니(우리가 알고 있는 티파니인지는 잘 모르겠으나)씨의 스테인드 글래스 작품실에는 가이드가 열심히 작가의 의도를 설명합니다.
작업실에 창이었던 예수님과 정원도 그곳으로 옮겨왔다며...
얼떨결에 두 박물관을 돌아보고 지하철 역으로 향하는데 비둘기 두 마리가 여유를 부립니다.
더운 날엔 어른이고 아이를 불문하고 아이스크림이 최곱니다.
일반적으로 뉴욕의 흉물인 지하철 내부가 81가 박물관 역사는 다른 역과는 다르게 멋집니다.
아~ 처음 들어갈 때 이쪽으로 나왔으면 실수를 하지 않았을 텐데 다른 쪽으로 나간 것이 문제의 시작이었습니다.
내 눈에 예쁘면 다른 사람들 눈에도 예쁜 것을...
기차를 기다리며 아빠와 함께 나들이 나온 두 아이가 박물관만큼 즐기는 중입니다.
다음 주말엔 유태인 박물관을 가려고 신청했는데...
집에 돌아와 아들내외에게 내게 일어난 일들을 이야기해주니 아들이 또 잔소리를 합니다.
“엄마 구글을 잘 활용하며 다니셔야지요~~~”
토요일에 빌려온 책 제목처럼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가 나의 이유이기도 합니다 ㅋㅋ
겸손은 '슬플때나 기쁠때나 내게 일어난 일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라고 하던데 얼떨결에 두 박물관 다녀온 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겸손까진 아니어도 감사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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