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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도 어렵지만 헤어짐도 쉽지 않습니다.
어제 이미 헤어졌지만 여전히 아쉬운 우리는 또다시 헤어지는 중입니다.

내 마음입니다.

아침을 한번 더 함께 먹은 후 장로님 내외분을 부산역에 배웅하러 갔다가 우여곡절 끝에 미얀마대신 부산을 방문하게 된 시카고의 수양사위를 마중하게 되었고 같은 디트로이트 출신이기에 우리의 만남은 여전한 행복입니다.  

이제 서울로, 미국으로 떠나실 내외분은 시간이 되어 다음을 기약하며 보내드렸습니다.

그리고 바로 우리의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회를 못 드시는 분들이 떠나시니 우리의 메뉴는 부산을 대표음식인 회가 중심입니다.  
대구탕 잘하는 집에서 따뜻한 국물과 물회로 점심을 먹는 맛집 투어가 시작되었습니다.
계획하지 않았지만 한국음식에 굶주린 해외동포들의 맛집투어는 우리 여정의 꽃입니다.
대구탕과 물회를 먹었던 집... 상호는 잊었지만 진한 국물 맛과 회의 달콤함은 잊을 수없습니다.

수양 사위에게 주어진 일박이일을 최고로 보낼 수 있도록  일정을 짜다가 오륙도와 황령사, 그리고 해운대로 결정해 이동했습니다.
오륙도에서 시작되는 이기대 해안숲길을 걷기에는 시간에 몸도 버거우니 전에 우리가 걸었던 수변공원에서 동생말까지만 걷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내가 친구가 그랬듯이 수양사위도 감탄을 놓지 않습니다.

동생말 전망대...자꾸봐도 힐링 입니다.

넓은 바다를 보고 높은 황령산으로 올랐습니다.
부산하면 바다를 떠올리며 부르던 부산의 이름 뜻이 ‘가마솥같이 둘러싸인 산’ 이랍니다.
그래서 모든 전망이 뒤에는 산, 앞에는 바다인 겁니다.
조선시대에 전쟁을 알리는 도구로 사용되었던 황령산 봉수대까지 올랐다가 산꼭대기 카페에서 땀과 바람을 잠재웠습니다.

과거의 흔적을 보며 우리의 우리가 남기게 될 흔적을 떠올려 봅니다.

좀 이르긴 하지만 저녁을 미리 먹었습니다.
그동안 못 먹은 회를 복수라도 하려는 듯 ‘톼근길 횟집’에서 화려한 스끼다시(?)를 곁들어 즐겁게 먹었습니다.

 

 

더 이상 먹을 수 없을 만큼의 포만감을 안고 광안리 해변에서 또 야경속을 걸었습니다.
이틀 전에도 다녀왔는데...

광안리 해변의 야경에 뒤질 수 없는 해운대 별빛도 빼놓을 수 없어 점핑빈처럼 이동하고 보니 너무도 좋아하는 수양아들의 모습에서 답을 얻었습니다.
해운대는 언제 가도 처음 간 듯 기분이 좋습니다.  
20년 만에 사촌과의 재회를 위해 기다림의 시간이 좀 길긴 했지만 그 또한 삶의 즐거움이고 낮밤이 바뀐 그의 피곤한 모습조차 행복입니다.
피곤했지만 만남의 즐거움을 자정을 넘겼습니다.

호텔만큼 편하진 않겠지만 방이 두 개어서 함께 잘 수 있으니 그것도 감사입니다.
해돋이를 보여주겠다는 건 욕심이 되어버린 이른 아침을 그래도 아쉬워 해운대의 아침 해라도 보여주고 싶어 다시 찾았고 다시 올라간 그랜드 조선 호텔 별다방에서 아침을 먹으며 하루를 계획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반나절은 옆지기의 추천으로 ‘감천 문화마을’과 자갈치시장 주변을 방문했습니다.
아침을 많이 먹어 감천마을에서 하겠다던 주전부리는 욕심이 되어버려 많이 아쉬웠습니다.
세 번째 방문한 감천마을... 그래도 전에 미처 보지 못했던 모습을 보고 왔습니다.

별 보러 가는 계단... 높아서 별이 보이는 곳인 줄 알았더니 산동네의 가난한 시절의 애환이 담긴 계단이었습니다.
그 별은 계단이 너무 높아 물건을 들고 올라가기 힘들어서 머리에서 떠오르는 별이었다는...

산동네를 다시 내려오니 자갈치 시장입니다.
일단 이틀 전 먹었던 자갈치 해물짬뽕집엘 갔는데,
그도 너무나 맛나게 먹어주니 보람이었습니다 ㅋㅋ
그동안 우리가 먹아왔던 것은 진짜 자장면과 짬뽕이 아니었음을~

국제시장과 깡통시장 가는 길목에 오징어 버터구이는 어릴 쩍 추억을 소환하기에 충분한 맛이라며 간식으로 행복을 전해 줍니다.

시장들을 벗어나 보수동 책방골목도 다시 찾았습니다.
책을 사랑하는 두 사람이 제일 오래 머물렀던 곳입니다.

시장을 벗어나니 부산역사 앞에서 봤던 유명한 '이재모피자집'이 있습니다.
서울에서 이 피자를 먹기 위해 다니러 올 만큼 유명해졌다니 언젠가는 한번 먹어봐야겠지만,
하나님이 주인임을 드러내 세상과 도전하는 ceo의 신앙에 박수를~

무거운 가방을 메고 이리저리 다니다가 용두산 공원 정상에서 드디어 힘듦을 내려놓습니다.

미얀마의 위험한 치안 때문에 취소된 일정으로 부산에 내려와 잠시 휴식을 취하게 된 울 수양사위인 교수님과 함께 한 시간들이 축복이며 선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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