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까치가 유난히 울더니 반가운 손님이 오셨습니다.
디트로이트에서 부모님보다 더 우리를 챙겨주셨던 그분께는 어려운 발걸음이었지만 우리에겐 너무도 반갑고 소중한 분들입니다.
다행히 옆지기의 감기는 조금 나아지는 듯했고 날씨마저 겨울 같지 않은 포근함으로 그분들을 환영해 줍니다.
그녀의 오라버니의 장례를 마치고 무작정 부산으로 내려오셨다는 연락을 받고 당장 달려가고 싶었지만 서울에서 내려오시느라 피곤하실 테니 당일 저녁은 참았습니다.

* 사람이 좋은 부산 여행 첫날
한 달 전 오라버니가 위독하셔서 오셨다가 막연하게 기다리는 것이 힘들어 삼 주 만인 11월 27일에 미국으로 들어가셨는데 이틀 후인 29일에 소천하신 소식을 듣고는 망설이다가 형제들은 모두 미국에 있고 더욱이 아프거나 여전히 직장생활 중이어서 여건이 맞는 당신이 다시 나오셨답니다.
그렇게 서울에서 모든 일정을 마치고 그냥 들어가시려다 우리를 보고 가려고 내려오셨습니다.
우리가 여전히 해운대에 머무는 줄 알고 해운대에 호텔을 예약하셨기에 우리는 아침 일찍 부지런히 해운대로 이동했습니다.

열흘만에 찾은 해운대는 겨울 빛축제 준비를 마치고 관광객을 유혹합니다.

길고 진한 허그와 서로 마주 보며 웃으면서 지난 4년의 공백을 줄이고 브런치(?)로 회를 못 드시는 어르신이 선택한 초량밀면과 만두를 먹고 블루라인 기차여행길로 미포와 청사포역을 걷고 돌아오는 길에 기차를 타고 우리가 한 달 동안 만끽했던 윤슬 가득한 바다를 함께 누렸습니다.

그리곤 한국에서 제일 아름다운 사찰이라는 ‘해동용궁사’로 이동했습니다.
기독교인이어도 한국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그 사찰은 한 번쯤 보여드려야 할 것 같아 찾았지만...

사찰보다 함께하는 것이 더 즐거운 우리~

우리에게 먼저 연락하셨기에 가이드를 자처했는데 한 달 차인 우리의 어설픔이 20년 만에 부산을 방문한 그분들에게 예의가 아닌듯해 함께 잘 알고 지내던 3년 차 지인에게 반나절 후 연락을 했고 좀 더 세련된 안내로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사치가 그분들께는 검소한 것일 수도 있으니...
우리의 예상은 맞았고 그분들의 안내는 한 달 동안 우리가 해보지 않은 경험을 시켜주었으니 금상첨화였습니다.
사찰을 떠나 함께 근처 카페(오시랑)에서 업소가 떠나갈 듯이 웃으면서 지난 10여 년의 추억을 소환하고 이른 점심을 먹은 우린 또 저녁 맛집을 의논했습니다.
3년 차 지인은 회와 해물이 좋아 부산이 좋은 건데 손님은 회를 못 드시니... 아쉬움 가득 안고 익힌 생선찜집인 ‘이모네 속초집’에서 가자미 찜을 먹었습니다.
음식도 중요하지만 여전히 우린 함께인 것이 더 행복입니다.

이미 전날 해운대 바닷가에 숙소를 잡으셨음에도 너무 피곤해 저녁식사만 하고 해운대 빛축제의 빛은 못 보셨다기에 우리도 아직 못 본터라 그 빛을 놓칠세라 우르르 그곳으로 달려갔습니다.

흠뻑 빛을 감탄한 후 마치 코스처럼 전통시장에서 부산 씨앗 호떡을 줄 서서 먹고 내일을 설계한 후 각자의 숙소에서 지친 몸을 회복했습니다.

* 음식이 좋은 부산 여행 둘째 날
신나는 가이드(ㅋㅋ)의 세련된 인도로 부산을 더 알아갑니다.
한 달 동안 부산을 나름 여행했다고 생각했는데...
한 달 동안 해운대의 해돋이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했음을 반성하면서...
아침 일찍 롯데백화점 광복점에서 세 부부가 조인했습니다.
겨울에 피는 화려한 동백꽃이 우리를 맘껏 환영합니다.
중간층에선 프러포즈 조각을 보고 각자의 경험도 공유해 보고...
그리곤 옥상에 올라 부산을 360도로 감상했습니다.

산과 바다로 둘러싸인 부산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다가 땅으로 내려와 자갈치 시장으로 향했습니다.
롯데백화점 뒤 해안길이 시장으로 이어지는데 그 길목에 625 전쟁의 피난민들이 조각으로 서있습니다.
우리가 70여 년 전에 이랬는데...
영어 설명이 전혀 없는데 외국인이 사진을 찍기에  설명해 주는 오지랖도 잊지 않았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
가성비 좋은 맛집은 모두 알고 있는 듯한 지인이 일본식 햄버거와 해물 짬뽕 자장면 중 선택권을 줬고 이구동성으로 해물짬뽕과 자장면을 선택했는데 그러길 잘했습니다.
지금까지 먹어본 짬뽕과 자장면 중 최고입니다.
식당이름이...‘자갈치 해물짬뽕’이었던가? 긴가민가~

자갈치 시장 해물 구경은 덤입니다.
바다... 이 많은 해물을 잡아와도 여전히 무궁무진할 바다는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시간이 많지 않아 자갈치 크루즈를 타고 해안을 도는 배를 예매하고 1시간 남은 시간으로 용두산엘 올랐습니다.
서울은 이미 진 낙엽이 이곳엔 여전하니 그것도 즐거움입니다.

배를 타니 수학여행 나온 학생들처럼 모두 즐겁습니다.
날이 흐린지 미세먼지가 많은 건지 보기 원했던 대마도는 보이지 않아 아쉬웠지만...

국제시장과 깡통시장도 덤입니다.
상국이네와 비교한다고 이가네 떡튀도 먹어봤습니다.
내입엔 거기서 거기이지만...
참, 윤대통령 일행이 우리가 간 날 그 시간즈음 다녀갔습니다.
부산... 이래저래 유명합니다.

보수동 책방골목은 옆지기를 위해서 올라갔습니다.

광안리에 유명하다는 ’ 언양불고기‘로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은 부산에서 아찔하기로 유명하다는 도로를 지나갔습니다.  
택시기사 아저씨에겐 아무것도 아닌듯했지만...

신나게 웃고 맛나게 먹었습니다.
숯불과 대화의 열기에 사진 찍는 것도 잊은 채...

광안리 해변도 부산 여행 필수 코스이지만...
난 여전히 해운대가 좋습니다 ㅋㅋ

* 쇼핑이 좋은 부산 여행 셋째 날
우리가 처음에 살아 보려고 생각했던 기장엔 아주 커다란 롯데 아웃렛 몰이 있습니다.
담주에 미국으로 들어가면서 손주들에게 물건을 사다 주고 싶으시다기에 아웃렛 몰에 집결했습니다.
옛날엔 미국 물건을 한국으로 사 왔는데...
이제는 한국 물건을 미국으로 사가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쇼핑도 k-쇼핑으로 판도가 바뀌었습니다.

여자들이 쇼핑으로 분주한 동안 남자들은 카페에서 수다로 분주합니다.
쇼핑과 수다로 주린 배를 ’ 미스테이크‘ 식당에서 퓨전 파스타를 먹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음식을 비롯해 뭐든 한국화 하는 재능이 있습니다.
우리가 선택한 메뉴 중 ‘김치찌개 누룽지 파스타’가 요상하게 맛있습니다 ㅋㅋ

오후시간엔 벡스코에서 영화의 전당을 둘러봤습니다.
그런데 부산에서 찍은 영화가 엄청납니다.
영화도 k-영화입니다.

이른 점심을 먹었기에 ‘박제윤 통영 해물밥상‘에서 이른 저녁을 먹었습니다.
멍게를 좋아하는 내가 이제야 멍게 비빔밥을 먹게 되었으니 그 또한 즐거움입니다.

디저트배가 따로 있다고 생각해 카페로 올라갔는데...
다양한 종류의 빵은 보기만 해도 배가 부릅니다.

자꾸 만나고 함께해도 헤어지기 아쉬운 만남입니다.
앞으로 또 언제 만나게 될지 모르니 더더욱...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