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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옆지기 방엘 들어가니 할아버지(?) 냄새가 납니다.
그도 그럴 것이 감기 몸살로 지난 4일 동안 혼자 땀을 흘리며 먹고 자고를 반복했으니...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켰더니 기분이 조금 나아졌는지 어디든 가잡니다.
두 번째 부산에 내려오면서 주변 도시들을 방문해 보기로 했기에 제일 먼저 떠올린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으로 떠납니다.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 도착했지만 겨울의 정원은 분수물꽃과 화장실 입구의 동백꽃 외에는 황량합니다.  
다행히 꽃철과 상관없는 대나무숲길의 매력에 빠져 아주 많이 걸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대나무가 어떻게 이렇게 한 곳에 모여 있는 것이 신기해서...
비 온 후에 죽순 올라오듯이라는 ‘우후죽순’이라는 말이 이래서 생겼나 봅니다.

밤중엔 조명으로 은하수길이 되는 대나무숲길
모든 것을 감사로 받으면 좋다는~

사연도 즐거움도 많은 대나무숲을 벗어나 십리대밭교를 건너 길건너에서 바라보는 대나무숲도 멋집니다. 
대나무숲 곁에 질세라 우후죽순으로 올라가는 아파트숲이 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나도 이제 곧 그 아파트숲에 살게 될 것이지만...

대나무숲과 아파트 숲, 새들의 천국, 노인과 노견

태화강 주변을 크게 한 바퀴 돌고 나니 오랜만에 걸어선지 이른 시간임에도 시장기가 옵니다.
먹거리가 시작되는 지점에 ‘맨날 국수’ 집이 눈에 띄자 국수 마니아인 옆지기가 아주 쉽게 결정을 합니다.
그런데 그 국숫집이 정말 특별한 집입니다.
생면을 100시간을 숙성하고 자연산 따개비로 국물을 내서 끓인 배말칼국수는 묘하게 깊은 맛이 있습니다.
꼬막 비빔국수의 풍성한 야채는 건강해지는 기분이었고 결국은 배가 부름에도 주변 테이블에서 모두 시켜 먹는 톳김밥과 식혜까지 함께 맛을 보게 된 맨날 국숫집~
100점 만점에 100점입니다.
'국수 2등 하기 싫어서' 부단히 노력하는 참 좋은 식당입니다.

배말 칼국수라는 도장까지 찍어서...ㅋㅋ
투뿔 김밥이 궁금해서 먹었던 톳김밥과 식혜
많이 먹고 기분까지 좋으니 금상첨화

식사 후 힘을 얻어 이번엔 '대왕암'으로 떠났습니다.
경주에 대왕암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곳은 문무대왕이 사후에 용이되어 나라를 지키려는 마음으로 수중(화장해서) 묘를 유언했던 곳이고, 
울산의 대왕암은 그런 문무대왕의 뜻을 받들어 왕비까지 사후에 용이되어 나라를 지키려는 곳인데 경주의 대왕암보다는 화려하고 멋진 곳입니다.
바다, 돌, 파도 그리고 그곳에 얽힌 문무대왕과 왕비의 이야기 등등 자연과 역사의 모든 것에 감탄을 멈출 수 없는 곳입니다.
가는 곳곳마다 우와 우와~를 남발하며 옆지기에게 울산에 다녀오자고 한걸 잘했다고 칭찬까지 해 주었습니다.
게다가 해녀들이 막 잡은 해물로 차린 해녀촌까지 바닷가에 자리 잡고 있었지만 맨날 국수에서 점심을 너무 많이 먹은 걸 후회하며 아쉽게도 구경만 했습니다.
다시 가게 될 기약이 없어 여운이 많이 남을 만큼 멋진 곳입니다.

부산 해운대와는 다른 울산 바닷가

소리와 함께 걷는 몽돌해변

맛보지 못해 많이 아쉬운 해녀촌
또 하나의 장관인 출렁다리...

참, 대왕암 공원의 주차장은 평일에 2시간까지는 무료라 그냥 열립니다.
얼마 안되지만 주거지 주차전쟁으로 살짝 기분 상했던 우리를 위로해 주는 듯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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