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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Daily Blessing)

시간 여행(감사 787)

매일 감사 2024. 4. 2. 16:46

2002년 한국을 떠나기 전 4년 동안 같은 아파트에 살았던 옆지기의 동료 교수의 부인과 해후를 했습니다.  
단아한 그녀와 그 모임의 중심인 친구 그리고 은퇴한 나 그렇게 세 여인의 성향은 달랐지만 같은 공간에서 숨 쉬던 공통분모가 있기에 거리는 좀 있었지만 서로 양보할 수 있었습니다.  
서로의 어색함은 뷰 좋은 식당과 음식, 그리고 멋진 갤러리에서의 나들이로 그동안 멈추었던 시간을 쉽게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만남을 위해 나는 동탄역에서 srt를 타고 평택지제역으로 갔고 그곳에서 친구가 나를 픽업해 아산에 있는 ‘오월의 꽃수레’로 1시간을 달려갔습니다.

22년을 잡아줄 srt 의 시간은 9분

30분 거리에 사는 그곳에 그녀가 미리 예약해 자리를 잡아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고마운 그녀의 나긋나긋함에 우리도 조금은 조신해질 수 있었습니다.
몸에 밴듯한 그녀의 섬김으로 우리(나와 친구도 섬김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는데...)는 마치 상견례라도 하듯이 곱게곱게 식사를 마쳤습니다.

식후에 찾아간 ‘모나무르’는 고마움 그 자체였습니다.
오래전 친구와 방문했었지만 그때와는 또 다른 감동으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예술가 사장님을 통해 삶이 이렇게도 다채로울 수 있구나 싶었습니다.
내 영역을 넘어선 신기함으로 구석구석을 아이들 마냥 깔깔거리며 탐닉했습니다.

카페에서 빙수대신 먹은 아이스크림은 일단 대나무 그릇에 미소 지었는데 그 안의 팥과 인절미가 또 한 번 미소 짓게 합니다.
말이 필요 없는 그 아이스크림 제목이 ‘거두절미 인절미‘랍니다.

그리고 카페 안에 전시된 ‘백만 번의 감사’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사실 모나무르를 방문한 목적이 거기에 있었기에...
주님의 은혜를 감사해 셀 수없는 감사 속에서 예술작품을 만들어낸 작가에게, 그 작가가 감사하는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위 작품이 되어지는 과정을 보여준 사진입니다.
그려진 아니 여러 가지 언어로 쓰여진 감사와 사랑의 표현은 그리스도를 자신의 몸으로 고백한 삶이 아니면 불가능한 작업이었음을...

영상으로 남겨 기억하고플 만큼 멋진 모나무르

친구의 아들내외가 책임자로 있는 별다방에서 여름 같은 날의 열기를 식혔고 여전히 달달한 고구마 케이크로 우리의 달콤함을 더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지체해야만 했는데 보려 했던 벚꽃은 여전히 소식이 없기에 지나는 길에 들렀던 쇼핑몰의 식당가에 살짝 피어 손짓하는 벚꽃이 우리의 남아있는 감성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그 곁에 있던 빵집에서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내 마음을 알고 친구가 소금빵과 흑미 회오리 식빵을 사주었습니다.  

시간에 맞춰 나를 내 옆지기에게 넘겨주고 친구는 그녀의 옆지기에게로 돌아갔습니다.
꽉 찬 우리의 24시간은 그렇게 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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