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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자 때문에
첫날은 SNS 오프라인 모임으로 사람들과 어울렸지만,
둘째 날은 게으름으로 하루 종일 집콕했기에,
오늘은 어디든 가야 할 것 같은 마음이었는데,
치적거리는 봄비가 자꾸 마음을 붙잡습니다.
손자 때문에 시간이 멈췄다고 생각했는데,
손자 때문에 열심히 살았습니다.
손자 때문에 주중엔 열심히 시간을 쪼개어 살았고,
손자 때문에 주말엔 열심히 뉴욕을 탐닉했습니다.
무조건 시간이 많다고 잘 쓰는 게 아니고,
적을지라도 효율성 있게 쓰면 유용한 것이 시간입니다.

* 다반트 빵집에서
일단 집에 커피가 떨어져 커피를 마시려고 맛있는 다반트 한국 빵집에서 커피 한잔과 빵, 그리고 커피콩을 샀습니다.
사람들이 맛있다고 그래서 항상 만원인 이 빵집의 빵은 본질을 벗어난 퓨전 스타일이라 내 입엔 좀 덜 맞습니다.
단팥빵에 생크림과 흑임자를 넣어서,
캄빠뉴는 너~~ 무 부드러워서,
커피번 속엔 찹쌀을 넣었기에 내 심플한 입맛은 사로잡기 힘들듯합니다.

* 킹 사우나에서
끊임없이 내리는 빗방울을 바라보면서 삼삼오오 테이블에 앉아 지절거리는 옆테이블의 이야기를 듣다가 킹사우나 찜질방으로 향했습니다.  
월요일이어서 한가할 줄 알았는데,
웬걸~ 은근히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것도 외국인들이...
작년에 뉴저지 왔을 때 한번 가긴 했었지만,
여전히 내겐 낯선 곳이 찜질방입니다.
이층 식당은 식사시간이 지나 선지 아님 아직 일러선지 한가합니다.

먼저 몸을 씻고 그리 뜨겁지 않은 이집트방으로 들어가 아이패드로 타이핑을 하는데 미국인 아짐이 찜질방 안에서는 가지고 들어오면 안 된다고 입구의 파란 사인이 붙었노라고 알려줍니다.
그게 인연이 되어 그녀도 20개월 된 늦둥이가 있어서 아이에 대한 이야기와 한국을 유난히 좋아하기에 많지 않은 나의 한국 경험담도 이야기하면서 미지근한 방에서 땀이 흠뻑 나도록 수다 삼매경에 빠졌습니다.

땀을 날리려고 나와 그녀와도 헤어지고 한참을 땀을 식히고 이번엔 황토방엘 들어갔습니다.
다반트에서 먹은 빵이 크기도 했지만 소화도 잘 안돼 코끝에서 유혹하는 한국음식과 꼭 먹어보려 했던 구운 계란조차 지나쳤습니다.

대신 이집트방에서 만났던 여인이 좋다고 소개해준 좌욕찜질을 했습니다.
그렇게 추천할 만큼 좋지는 않았지만 서비스해 주시는 분의 친절함에 팁을 듬뿍 얹어주고 나왔습니다.

그리곤 바깥처럼 비 내리는 영상과 가습기를 맞으며 누워서 무념무상으로 누워있다가 짐을 주섬주섬 챙겨 나왔습니다.

밖으로 나오니 현실입니다.
비는 여전히 내리지만 어둠이 밀려왔기에 발걸음을 집으로 재촉합니다.
최소한 5-7시간은 필요하다고 했지만 나는 그렇게 오래 머물 생각이 아니었는데...

* 아주 늦은 저녁을 먹으며
발레파킹한 차를 기다리는데 이제야 살짝 배고픔이 찾아옵니다.
지난번에 없었던 ‘음메 꿀꿀’ 집이 눈에 들어왔지만 혼자 들어갈 만큼 고픈 배는 아니었고 마침 차를 가지고 왔기에 쉽게 떠났습니다.

그러다가 집 근처 H mart에서 과일을 사고 그 옆에 있는 ‘하뭉냉면’ 집에서 감자탕을 스페셔 세일을 하기에 투고를 해왔습니다.
그것도 아주 늦은 시간에~
매번 외식하는 아들네를 뭐라 하더니 나도 ㅋㅋ
살면서 남에게 뭐라 할 일 전혀 아닙니다.
하지만 나는 스테이케이션 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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