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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대신 쟈스민 티
한바탕 피고 지던 쟈스민이 다시 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꽃이 너무도 연약해 이틀을 채 넘기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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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궁~
떨어지는 꽃을 붙잡아 티를 만들어 봅니다.
꽃을 덖어서 만들어야 한다지만 꽃잎을 그냥 따뜻한 물에 담가서 마셨습니다.
티를 마시는 것보다 향기를 마시는 기분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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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나이가 비슷한 세 과부와 데이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친분 있는 지인이 만나자면서 같이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함께 나와도 좋다기에...
내가 한 명 동행하고 지인이 한 명 동행해서 모두 넷, 그런데 나 빼고 모두 과부라는...
* 과부 1
50대 중반에 의사인 남편을 대장암으로 먼저 떠나보냈다고...
그 후 10여 년을 간호사로 풀타임과 파트타임 일하다가 최근에 은퇴를 했습니다.
복수 국적을 만들어 한국을 옆집 다니듯 자유롭게 드나드는 분인데,
오늘 만남을 계획하고 주선한 분입니다.
우리 주의 국경을 넘어 위스콘신에 가서 점심을 먹을 거라며,
동네 맥도널드 주차장에 모두 주차를 하고 한차로 가자며 ,
최근에 산 빨간 테슬라로 “야 타!”를 외칩니다 ㅋㅋ
그런데... 어떻게 타요?
한참을 헤매다 손잡이를 누르니 문이 열립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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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뭐가 이렇게 간단하답니까?
대시보드에 아무것도 없고 아이패드 같은 스크린만 덩그머니 있습니다.
헐~모든 걸 저 화면으로 작동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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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둥절하고 차 안을 둘러보니 천정이 특이하기에 물었더니,
밖에선 안이 안 보이지만 안에선 밖이 보인답니다.
그래서 올려다보니 태양빛이 자동차 천장을 통해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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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을 산책하기 전에 무거운 소지품을 넣으라며 후드를 열어줍니다.
후드... 전기차라 엔진이 있어야 할 자리가 트렁크로 변했습니다.
테슬라... 심플한 대자인이 맘에 들어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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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부 2
비슷한 시기인 50대 중반에 남편을 위암으로 먼저 보냈다는데,
그 남편은 부인을 평생 공주마마 모시듯 살았다는 풍문을 들었습니다.
그래선지 주변을 말과 지시로 부리는 이기적인 모습을 간혹 드러내기도 합니다.
그래선지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나쁜 사람은 아닙니다.
오늘도 셋은 트레일을 걷고 싶어 하는데 당신은 어제 골프를 쳤더니 피곤하다며,
그냥 호숫가에 앉아서 이야기나 하자고 양해 아닌 명령을 합니다.
간신히 걷는걸 타협해서 호수 주변을 한 바퀴 돌고 나서 앉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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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부 3
2년 전 모두를 놀라게 했던 교차로에서의 6중 충돌로 남편을 먼저 떠난 보냈는데,
그 후유증으로 지난 2년 동안 꼼짝을 않고 지내다가 최근에 모습을 드러낸 분입니다.
사고 나는 날 남편과 심하게 부부싸움을 하고 나갔다가 그렇게 돼서 죄책감으로 오랫동안 힘들었기에...
오랜만에 만나니 몸도 맘도 많이 약해지고 말도 쉽게 하지 않았지만 함께 웃고 떠들며 먹다 보니,
예전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보여줘서 고마웠습니다.
빨간 테슬라로 하이웨이를 달리느라 늦어진 식당에선 곰들이 우리를 환영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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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츄리 스타일 뷔페를 위에 넘치도록 실컷 먹었습니다.
그리고 트레일에서 꽃과 나비를 벗 삼아 함께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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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숫가에 앉아 간식으로 싸 온 과자와 과일을 또 먹었고,
그렇게 먹고 먹고를 반복하다가 돌아온 맥도널드 주차장...
헤어지기 아쉬워 음식은 더 이상 먹을 수 없었지만,
아이스크림 배는 따로 있으니 또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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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두 과부와 헤어지고 과부 1과 주차장에서 우리끼리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느라...
저녁 식사 시간이 조금 지나 집에 들어오니,
그새를 못 참고 라면 냄새를 온 집안에 풍기며 즐거워합니다.
나는 밖에서 그는 안에서 즐거운 시간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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