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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의 생일이 뭐 특별한 의미가 있나? 싶었는데 별거였습니다.
오늘 하루 종일 주변의 모든 일들에 의미가 따라다녔습니다.
* 같은 생일
내 생일인 양력 12월 15일이 한국사는 친한 친구의 생일도 음력으로 11월 22일인 오늘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웬일~이건 또 무슨 의미~
소녀들처럼 호들갑을 떨면서 좋아했습니다 ㅋㅋ

* 평생 친구
새벽기도 본문은 '오늘의 양식'을 따르는데 오늘 본문이 사무엘상 20장의 다윗과 조나단의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목숨보다 다윗을 더 사랑하던 조나단의 깊은 우정 이야기에 생일이 같은 친구를 떠올렸습니다.
그런데 그 생각이 미처 떠나기도 전에 옆지기에게서 메시지가 왔습니다.
이런~ 나보다 더 심하게 의미를 부여합니다.

* 아들 내외
받고 싶은 선물을 알려달라던 아들은 엄마의 무반응에 포기하고,
며눌님에게서 축하 메시지와 함께 입금 알람이 뜹니다.
올해는 스페인 여행을 보내줬기에 6월 이후의 모든 선물은 생략하라고 했었는데...
그래도 잊지 않고 챙겨주는 아들 내외가 고맙습니다.

* 점심 파티
디트로이트 식구들이 우르르 방문을 했습니다.
반가운 네 커플의 지난 추억 소환은 식당(chef ping)의 중간 휴식 시간으로 쫓겨날 때까지 끝나지 않았습니다.
헤어지기 아쉬워 디저트(oberweis) 집에서 아포가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이어져도 끝나지 않았고,
결국은 최근 이곳으로 이사 오신 장로님 댁에서 3차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다가 마침내~언제가 될지 모를 다음을 기약하고 헤어졌습니다.
나이가 들어가선지 아무도 사진 찍을 생각을 안하니 나도 수선 떨지 않았습니다.

고맙고 감사한 마음으로 부지런히 구운 답례품 빵

* 손녀 공주의 축하송
집에 돌아오니 손녀가 영상 속에서 인어 공주가 되어 생일 축하 송을 메들리로 불러줍니다.
거느리는 신하 인형들을 총동원해서 할머니를 위한 생일 축하 송을 명령합니다.
축하 송 만으로 10살은 족히 먹었습니다.
지난번 추수감사절에 다녀간 이후 할머니에게 점수를 후하게 줍니다.
엄마 아빠보다 할머니가 자기의 마음을 더 잘 알아준답니다.
후훗~ 울 손녀 공주님 최고^^

* 아쉬운 커피
별다방 앱 사용자에게 주는 공짜 커피를 아쉽게 놓쳤습니다.
일년에 한번 생일에 주는 선물인데...
그 공짜 커피 마시려면 별을 한참 모아야 하는데...
못 마셨어도 기분은 좋습니다.

* 외로운 케이크
함께 저녁 식사하려 했던 지인이 심하게 아파서 약속은 취소되었지만 미안한 마음으로 케이크와 선물만 문 앞에서 전달해 주셨습니다.
내 생일에 맞춰 벼르던 만남이었는데 아쉬웠지만 건강이 더 중요합니다.
덕분에 우린 저녁 늦은 시간에 케이크를 또 먹게 되었고 게다가 그 케이크에 어울리는 커피까지 마셨습니다.
의미 부여하지 않고 지내려던 생일 밤이 긴긴밤이 될 듯합니다.

* 스윗한 아들
바쁜 일과를 마친 아들이 늦어서 미안하다며 뉴욕시간으로 10시가 넘어 전화를 했습니다.
무슨 일이 그렇게 많냐고 걱정했더니 내일 휴가를 내서 1박 2일 장모님 댁에 다녀오려고 내일 일까지 마무리를 했답니다.
올 추수감사절에 못 와서 속상하다고 내년 초에 혼자라도 오겠다며 다짐을 합니다.
아이가 없어선지 나이가 들면서 자꾸 엄마 아빠를 보챕니다.
게다가 며눌님까지 많이 바빠 1시간 거리에 있는 친정에도 자주 못 간다고 합니다.
번듯한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건 감사하지만 그렇게 바쁘게 사는 게 맞는 건진 잘 모르겠습니다.


여느 때와 똑같이 주어진 시간이었지만 생일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며 만나는 세상은 모든 것이 좋았습니다.
https://youtu.be/3Nyp7uHof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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