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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다가 좋은데 옆지기는 산이 좋답니다.
지난 40여 년 산이 거의 없는 평평한 땅에서 살다와선지 더욱더 산을 좋아합니다.
어제는 지난번에 범어사만 가볍게 다녀왔던 금정산으로 제대로 산행을 하잡니다.
등산... 우리가 이제는 시니어인데...
걷기도 힘든 연약한(?) 와이프 생각은 안 해주고...
유네스코에 등제된 일연의 ’ 삼국유사‘ 부분 원본이 있는 성보박물관에도 가 보자는 유혹에 못 이겨 따라나섰습니다.
(하지만 성보 박물관은 이번에도 못 보고 내려왔다는...)
작정하고 산을 넘기 위해 자동차대신 버스를 타고...
마침 범어사에서 금정산 고당봉을 오르는 코스를 잘 설명해 준 이웃 스토리에서 정보를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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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에서 북문을 통해 오르는 길이 거리는 짧지만 험하고(어르신은 관절이 나갈 수도 있다는...) 좀 길지만 둘러가는 길은 대화하면서 오를 수 있다는 아주 좋은 정보를 따라가자고 했더니,
험한 길을 선택하고픈 옆지기의 안색이 좋지 않습니다.
그럼 다음부터는 산행도 각자의 방식대로 하자고 했더니 바로 꼬리를 내리고 따라옵니다.
그 방법도 서로에게 편할 수 있는데...
나의 산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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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나와는 다르게 목적 지향형 옆지기는 가능하면 빨리 고당봉 정상에 올라가야 합니다.
그래서 험한 짧은 길과 원만하지만 긴 길의 갈림길에서 갈등이 생기기도 했지만,
그러기나 말기나~
고당봉 정상에 오르려면 중간중간에 구경하는 힘을 빼지 말라는 이웃 스토리의 경고(?)를 무시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중간에 전 세계 불상들이란 불상들은 모두 모인듯한 ‘청련암’에서 시간을 많이 지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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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음에 연이어 나타난 암자는 무시했지만 12월 중순에 피는 개나리를 위해서는 잠시 쉬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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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흐린 날씨 때문인지 아님 주중이어선지 인적이 드물었습니다.
히말라야 등반이라도 할 듯한 모습의 중년부부가 평상복으로 산에 오르는 우리의 모습을 흘깃거리며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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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을 오른 내가 대견했던지 절대 꺼내지 않던 전화기를 꺼내 불러 세웁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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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 역에서 함께 90번 버스를 탔던 동행(멋진 청년)은 한 시간 전에 정상에 도착해 커피를 마시고 있습니다.
구면이라는 핑계로 잠깐 대화를 나누고 사진 한 장을 부탁했습니다.
혼자서... 젊은이가... 무슨 사연이 있을까?
궁금했지만 옆지기의 눈초리에 거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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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정상에서 낙동강이 내려다보입니다.
비라도 내릴 듯 내려앉은 구름 사이로 빛이 내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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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주변을 둘러보며 감탄하는데 범어사 입구에서 스치며 지나갔던 인도계 호주 청년이 올라옵니다.
사천왕이 서있는 곳에서 나도 그도 사진을 찍고 있었기에...
그리고 이어 나의 오지랖으로 서로의 호구조사가 시작되었고,
그런 나를 멋쩍어하던 옆지기가 바통을 이어받았습니다.
호주에 사는 그가 3주 휴가로 한국을 방문했고,
지난 주간은 서울에서 관광을 했고,
이번주는 부산에서 관광을 하는 중이고,
마지막 주 한 주는 제주도를 방문할 것이랍니다.
우리처럼 대한민국의 매력에 빠져들어가는 눈빛입니다.
마침 해운대 해변 근처 숙소에 머문다기에 더 반갑게 나머지 부산 투어의 방향을 잡아주었습니다.
이 외국인도 혼자서... 젊은데... 싶다가... 좀 부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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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길을 되돌아가 가기 싫어 북문까지 내려가서 범어사 쪽 아닌 죽전동네로 들어서는 반대길을 택했습니다.
그런데 정상 바로 밑에 할머니 산신령을 모신 신당이 있습니다.
기록으로 보면 불교에서는 의상스님이 금샘에서 도를 닦다가 깃발을 높이 세운 곳이라 하여 ’고(높을)당봉‘이라고,
또 무속신앙으로는 할머니 산신이 사는 집이어서 ’고(할머니)당봉‘이라고 서로 주장하던 중에,
2016년 천둥번개로 그 포지판이 나동그라졌고 지금의 한글 표지판이 다시 세워졌답니다.
둘의 의견을 잠재운 그냥 금정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 표지석이 된 셈입니다.
뭣이 중한디...
하나님이 주장하시는 인간의 생사화복을 할미산신령께 의탁하는 인간의 연약함이 내 모습 같아 죄송한 마음으로 들여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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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문 근처 건물에 부산 산악인들의 히말라야 등정을 담은 사진 전시가 있기에 잠깐 들렀는데...
안내하시는 70세 가이드에게 사진 설명을 소상히 듣게 되었고 카트만두에 다녀온 우리의 기억과 함께 그곳에 그렇게 1시간쯤 머물렀습니다.
예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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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에서 범어사로 내려가는 길을 피하기 위해 북문 성곽을 따라가야 했었는데 오른쪽 차도로 내려가는 바람에 어제의 우리 발걸음은 2만보를 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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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들어선 죽전길에는 식당과 카페가 그야말로 ‘우후죽순’이었습니다.
음식과 커피가 우리의 발목을 잡지 못해 스쳐 지나가야 했던 아쉬운 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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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 길을 평탄한 길로 선택한 대가로 우린 해가 뚝 떨어지고 깜깜해서야 집에 도착했습니다.
후기,
아침 식사 후 옆지기가 혼자서 뒷동산에 산책 삼아 다녀오겠답니다.
나는 아직 어제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산이 그리 좋다고?
30분 정도 다녀오겠다던 그가 2시간 만에 온몸이 땀범벅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숏컷을 택했다가 숲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맸답니다.
숲 속에서 대낮에 길을 잃는 것이 가능하다고?
처음 듣는 이야기가 아니어서 놀랍진 않지만 안쓰럽긴 했습니다.
늙은이가 왜 사서 고생을 하는지 원~
오늘내일 비가 내리고 이 비 그치면 추워진답니다.
다행히 옆지기가 집에 들어서자마자 빗방울이 창문을 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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