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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은 어디로...
봄을 기다렸는데 갑자기 여름이 먼저 찾아왔습니다.
자연도 사람도 어리둥절하며 적응 중입니다.
나무들이 화들짝 놀라 성급히 새순을 내보냅니다.
사람들은 봄옷대신 여름옷을 꺼냅니다.
우리는 그분이 주신 지혜로 살아가긴 하지만
때로 그분의 일과 행사를 잘 모를때가 참 많습니다.
* 88세 권사님
교회 분쟁으로 갈라져 나갔다가 최근에 돌아온 한 그룹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그 일을 위해 애쓰신 권사님이 우리를 포함한 13명을 집으로 모두 부르셔서 맛있는 음식까지 제공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음식을 당신이 직접 만드셨답니다.
헐 그런데 그 권사님의 연세가... 88세!
연세가 있다고는 생각했지만 그렇게 많은 줄 어제야 알았습니다.
한인회와 이대 동문회 활동을 너무도 적극적으로 하시기에...
라이드를 받아야 할 분이 당신보다 젊은 시니어에게 라이드를 제공하시기에...
게다가 집에서도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낮에는 텃밭과 정원을 가꾸고,
밤에는 마음에 와닿은 그림을 그리신답니다.
지금은 그리운 고향의 남대문 시장을 그리려고 준비 중이랍니다.
20여 년 전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에 골프장 식당의 냅킨에 있는 그림이 너무 예뻐서 그려본 것이 시작이랍니다.
원래 디자인을 전공하고 미국에서 웨딩드레스 사업을 오래 하셨다니 미적 감각은 있으시겠지만 벽을 둘러 전시된 직접그린 그림을 보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 바다보다 더 바다 같은 호수
그 권사님 댁이 미시간 호수 근처이기에 모임을 마친 후 우린 산책을 하려고 쉐리단 길(ft sheridan)엘 들렀습니다.
그런데 때아닌 여름의 뙤약빛으로 뜨거워서 트레일은 걸을 수가 없었고,
넓디넓은 바다 같은 호수만 바라보면 마음을 넓히고,
맑디맑은 물에는 마음을 깨끗이 씻고 왔습니다.
* 꽃들의 세계
권사님 댁에 전달한 예쁜 핑크꽃을 하나 더 사서 우리 집 실내 정원에 들여놓았습니다.
빼앗긴 봄을 조금이라도 붙잡아 보고 싶어서...
그런데 아침에 보니 지난 1월부터 꼿꼿하게 피어있던 오키드꽃 한 송이가 뚝 떨어져 있습니다.
핑크꽃에게로 움직인 사랑을 못내 아쉬워하기라도 하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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