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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햇살은 여전히 우리에게 화창한 하루를 선물했지만,
삼일동안 누적된 어긋남이 드디어 나의 한계를 드러냅니다.

시작은 옆지기가 나에 대한 불편함을 언급하기에 나 또한 그동안 반 농담조로 지적하던 그의 일상에 대해 시시콜콜 따지듯 불평을 늘어놓았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그는 나의 지적질에 ”너는 뭐 안 그러는 줄 알아? “입니다.

같은 사물을 서로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며 나는 내가, 그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니 우리의 생각은  늘 평행선이거나 뫼비우스의 띠로 종결되었고,

서로에게 “You are my sunshine!"되기를 주문하며 숙소를 나섰습니다.

특별한 하루를 다툼으로 시작했기에 게스트의 아침을 성실하게 준비해 준 쥔장에게 살짝 미안했습니다.

휴가조차 일처럼 강행하는 일 중독자인 옆지기를 따라잡기에 벅찬 나는 오늘 하루 체력을 보충하기 원하기도 했고,

서로의 불편한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 오늘 오전엔 숙소에서 머물면서 오후에 방문하게 될 프리다 칼로 박물관 (frida kahlo meseum)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 그녀의 삶을 소재로 한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https://youtu.be/jiiEuwySZOA

프리다 칼로... 47년 동안의 삶을 정렬의 나라 멕시코에서 태어나 열정적으로 그림과 애증의 남편을 사랑하다 떠난 그녀는 이 나라의 영웅과 같습니다.

점심은 쥔장에게 박물관 근처 예쁜 식당(las lupitas)을 소개받아서 갔지만,

그가 추천한 메뉴는 한낮임에도 3시 이후에나 써브 한다기에 영어가 조금 되는 웨이터의 도움으로 또 다른 멕시코 음식을 먹었습니다.

입장가능한 2시에 맞춰 박물관에 도착했고,
줄 서지 않는 표를 여행사에서 비싸게(역시 옆지기의 실수) 샀기에 바로 들어가는 줄 알았는데,  

줄을 서야 한다니 기분은 좋지 않았지만,
그녀의 집에 들어서면서 모든 것이 리셋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영화를 본 후 방문한 그녀의 삶이 유품 속의 그림과 장식으로 살아납니다.

남편의 사랑을 갈구하던 그녀의 진심을 그녀가 죽게 될때에야 깨닫게 되는 천재 화가이며 난봉꾼인 디에고와의 사랑 이야기가 그림속에서 살아납니다.

서로의 입장을 고집하던 우리의 사랑이야기가 1이라면 그들의 사랑이야기는 100인듯해 많이 반성했습니다

교통사고로 9개월동안 움직이지 못할때 누워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천정에 거울을 달아준 부모님의 사랑^^
프리다와 디에고 부부의 작업대
그녀의 마지막 작품(인생이여 영원하라~)

멕시코는 성당과 박물관 천국입니다.
발길 닿는 곳이 성당이고 박물관입니다.
그리고 그 박물관마다 한이 맺혀있습니다.

프리다 방문을 마치고 남편 디에고의 벽화가 있는 박물관을 방문했습니다.


저녁 무렵 소칼로 광장 북쪽 대성당옆 인신공양으로 묻혀있던 해골들을 발굴한 템플로 마요르 박물관의 입구에서 오만가지 주술로 귀신을 쫓는 소리와 의식으로 소란스럽습니다.

나뭇잎을 태우더니 온몸을 연기로 휘감으며 주문을 외웁니다.  

관심을 갖고 바라보니 우리에게도 호객행위를 합니다.

많은 관광객들은 흥밋거리로 또 어떤 사람은 진심으로 임하기도 합니다.  

여기저기 각자에게 주어진 일상 속에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신을 보호하며 생존합니다.

엄숙한 국기 하강식으로 뒤로하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아침에 서로의 아킬레스 건을 살짝 거드리며 긴장으로 시작했기에 우리의 하루는 서로를 배려하며 지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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