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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나의 다짐대로 ‘옆지기의 옆지기에 의한 옆지기를 위한 여행'이어서 그냥 그가 하자는 대로 따르려고 나는 아예 손을 놓은 것이 오늘의 잘못 채워진 단추의 시작인 것을...
오늘은 테오티우아칸과 과달루페 성당을 가기로 했습니다.
도시에서 좀 떨어져 있는 테오티우아칸은 내가 알아본바로는 고속버스를 타고 가는 게 편한데,
옆지기는 구글에서 시외버스 역으로의 안내를 받았습니다.
나는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고속버스 터미널을 기대했고 그는 구글의 지시대로 완행버스 터미널에 가서 고속버스를 찾았습니다.
번역기를 통한 스페니시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이리가라 저리 가라 하는 통에 1시간을 길에서 허비를 했습니다.
담에 다시 남미 여행을 오게 된다면 스페니시는 반드시 공부하겠습니다.
그의 의지대로 헤매며 찾은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완행버스를 타고 가는 바람에 목적지인 테오티우아칸에 도착했을 땐 우린 이미 지쳐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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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매표 입구에서 파리 여인 앨리스를 다시 만났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이번엔 우리의 인연이 심상치 않다며 팻북 메신저로 서로의 인연을 교환했습니다.
그녀 덕분에 다시 즐거운 여행모드를 장착하고 어마무시한 피라미드를 발가락이 꼬일 만큼 걸어 다녔습니다.
여전히 누가, 언제, 왜 지었는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거대한 피라미드를...
이집트만 있는 줄 알았던 피라미드가 멕시코에 수도 없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 피라미드가 이집트는 죽은 왕들의 무덤이지만 멕시코는 신들을 위해 인신공양으로 희생된 신전인 것을....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아직 가보지 못했으나 죽음을 대하는 인간의 끊임없는 시도는 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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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뜨거운 날에 어마무시한 피라미드를 힘겹게 구경하다가 한국인 단체 관광객의 소리에 잠깐 말을 섞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교회에서 선교 여행을 나왔다가 마지막날 여행 중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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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의 사진을 찍어주더니 전도를 시작합니다.
우리가 기독교인이라고 했음에도 전도책자를 피고는 다짜고짜 영접기도를 읽게 강요합니다.
그래서 그냥 읽어줬는데 헐~곁에서 비디오 촬영을 합니다.
머나먼 멕시코에서 한국인을 만나 전도했다고 선교보고를 하면서 우리의 영상이 소개될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웃음이 나오긴 했지만 제지하진 않았습니다.
두어 시간 뙤약빛을 걷다가 후문으로 나서니 아이스케키집이 불이 납니다.
거기서는 엘에이에서 왔다는 우리 나이 또래의 한국인 부부와 아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이 고속버스를 타고 왔다기에 돌아오는 길은 그들의 도움으로 함께 서로의 호구조사를 하며 인연을 쌓았습니다.
앞으로의 만남이 다시 있을지는 잘 모르겠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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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버스 터미널 휴게소에 식당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중국음식이 이름은 많지만 결국은 모두 볶고 튀긴 비슷한 맛이듯이,
멕시코 음식의 모든 맛도 또띠야와 돼지고기나 닭고기, 그리고 팥과 토마토 베이스의 소스로 만들어졌습니다.
특별하게 시켜 먹었지만 결국은 그 맛이 그 맛이라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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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든든히 먹고 과달루페 성당으로 향했습니다.
멕시코의 종교와 문화를 대표한다는 곳,
우리의 예루살렘처럼 가톨릭 신자에겐 바티칸 성전 다음으로 성스러운 곳이랍니다.
본성당은 지진으로 기울어져 박물관이 되었고,
그 곁에 새로 지은 성당은 현대식으로 낯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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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전 뒤로 올라가니 성모 사진을 모신 꽃차들이 화려하게 전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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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모습으로 형상화된 성모 마리아의 모습은 많이 낯설었습니다.
돌아오는 지하철이 숙소인 소깔로 역을 그냥 지나가기에 의아해하며 다음 역에서 내렸습니다.
여성의 날 데모로 온 도시가 시끄럽습니다.
고산기후와 매연으로 오염된 몸을 깨끗이 씻고 여성의 날 데모를 구경하러 나갔는데 아수라장입니다.
광장 주변이 모두 보라색 물결이고,
바닥에선 그룹들이 모여 뭔가를 태우고,
누군가는 바리케이드 쳐놓은 철벽을 두드리고,
또 누군가는 그 너머로 화염병을 던지고,
바닥은 마구마구 쓰인 글씨와 종이로 난장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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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가 넘었지만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우린 숙소로 발길을 돌렸는데 광장을 벗어나니 진압대 전경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는데 거의 대부분이 여성경찰들입니다.
시끄러운 극렬여성들이 있긴 하지만 나름 평화 시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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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 년 전 우리 때에 비하면 애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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