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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시 시작되는 인생
회갑은 60년의 인생을 마무리하고 새로 시작되는 의미랍니다.
지금이야 100세 시대를 살아가기에 그 의미가 많이 희미해졌지만...
어쨌든 우린 그 의미를 따라 복에 겨운 스페인 여행을 했습니다.
미국 친구가 그러더군요 부부가 동갑이라서 다행이라고...
아니면 자녀들이 두 번을 희생(?)할 뻔했다고 말입니다.
그럼 우리 입장에서는 손해인 가요 ㅎㅎ
이제 다시 나의 소소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식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어제 스페인에서 못 먹어본 먹물 빠에야를 만들었습니다.
향신료 들어가지 않는 간단 버전이 있기에 따라 해 봤습니다.
그런데 먹물이 병이 들었는지 넣어도 까맣지가 않습니다.
남편이 맛있는 오징어로 무슨 짓을 했냐고 농담 섞인 투정을 합니다.
빠에야는 여기까지 인가 봅니다.


2. 다시 시작되는 산책
여행 중 과하게 걸었다는 핑계로 일주일을 꼼짝을 않았습니다.
날이 더워서... 피곤해서... 핑계는 많습니다.
메모리얼 위크앤드엔 심하게 뜨겁더니 어제오늘 선선합니다.
아침 묵상을 마치고 멀리 가는 대신 옆집 호숫가엘 갔습니다.
오호~ 금수저 백조가 새끼를 낳았습니다.
그 곁엔 독박 육아를 하는 흙수저 오리 가족도 보입니다.
또 한 세대가 시작되었습니다.


3. 마무리 지어가는 공사
코로나를 핑계(?)로 지난 2년 동안 진행되는 도로 공사가 이제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나 봅니다.
오늘은 길 위의 먼지를 열심히 밀고 다닙니다.
덕분에 나는 먼지를 뒤집어썼습니다.

그 세월을 2년 동안 지켜본 나무가 있습니다.
작년 겨울 마른 나뭇잎을 떨구지 않은 나무를 보고 얘는 뭐지? 했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시치미를 뚝 떼고 푸른 옷을 입고 당당히 서있습니다.

4. 친절한 금자 씨
커피를 들고 뒤뜰로 나가려고 했는데,
월요일이 공휴일이었기에 오늘에서야 뒤뜰에서 아미고 아찌들이 잔디도 깎고 화단을 정리합니다.
마무리가 되는 듯해 나가 보니,
우리 집 아기들을 모두 정리를 했습니다.
은방울 꽃은 오늘 아닌 시간에 이미 뽑아 버린 듯하고,
깻잎 싹, 금잔화 싹, 코스모스 싹... 게다가 시든 산마늘까지 모두 정돈을 했습니다.
다시 돌아온 아찌에게 우리 집 뒤뜰의 풀은 뽑지 말라고... 내가 뽑겠다고...
말이 통하지 않아 손짓 발짓으로 x자를 그어가며 설명했는데...
올해는 모종 사다 심는 시기를 놓쳐서 그것도 없는데...
여행 떠나기 전 모종을 심어야 하는데 두 주동안 물을 안 주면 말라 버릴 것 같아 아예 시작을 안 했는데...
살아남은 아이들을 정돈하면서 이것도 운명이려니 했습니다.


내 인생도 내 맘대로 안 되는데 식물과 동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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