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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Daily Blessing)

감사보다 짜증(감사 480)

매일 감사 2023. 3. 22. 11:55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지난 며칠 내게 어울리지 않는 한가한 날들을 지냈습니다.
오늘은 밖에 나가야만 하기에 또 검사를 해보니 음성입니다. 땡큐~

  
* 쓰레기 내보내는 날
일주일에 한 번 거둬가는 쓰레기와 재활용품을 반드시 내놓아야만 하는 이유는 딱히 없지만 그래도 습관처럼 매주 잊지 않고 내놓습니다.
일 년에 400 여불 지불하는 쓰레기 수거비가 아까워선가...?

* 빨래와 청소하는 날
샤워병에 걸린 옆지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은 반드시 빨래를 해야 합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밖에서 나갔다 들어오면, 잠들기 전에, 어쩌다 외출이 두 번이면 샤워장의 물이 추가로 켜집니다.
그다지 깨끗한 인간이 아닌데 샤워만큼은 절대로 양보를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속옷이 많아도 일주일에 한 번은 반드시 세탁기를 돌려야 합니다.
빨래하는 날은 청소도 하는 날이기에 아침부터 무척이나 분주합니다.

* 유방암 검사하는 날
이사와 팬데믹으로 멈췄던 검사를 4년 만에 다녀왔습니다.
산부인과 검사만큼 받고 싶지 않은 검사입니다.
모든 것이 편리해진 디지털 시대에 왜 유방암 검사는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인지 짜증이 났습니다.
검사하는 분이 나보다 나이가 더 들어 보이는 시니어인데 별로 의욕은 없어 보이지만 경륜이 있어선지 엑스레이는 신속하게 잘 찍어 주기에 내 짜증은 다시 내 가슴에 담아왔습니다.

나오면서 재활용통에 넣는걸 잊었습니다. 요즘은 기억하는갓보다 잊는게 더 쉽습니다.

* 이웃 방문하는 날
‘오늘은 매울지도 몰라’ 책을 도서실에서 빌리기 전에 마침 한국을 방문 중인 같은 동네 사는 동년배 지인이 사다 주고 싶어 하는 선물을 묻기에 그 책을 냉큼 부탁했습니다.
책에 담긴 레시피를 소장하고 싶어서...
그녀는 우리가 멕시코로 떠나기 전 주에 도착했으니 3주가 지났기에 오늘 밖에 나가면서 연락을 해서 들렀습니다.
마침 남편이 출장 중이라며 집으로 오라기에,
그녀가 좋아하기에 뚜레쥬르에 들러 빵을 한 아름 사들고  갔는데,
그녀도 아기자기하게 간식상을 티와 함께 준비해 놓고 기다립니다.

그녀의 한국행과 나의 멕시코행 이야기가 묘하게 교차될 즈음:

그녀는 배추를 한 박스 샀는데 출장 중인 남편이 목요일에 돌아오면 그의 도움을 받아 김치를 만든다기에 내가 자원해서 그냥 앉아서 놀지 말고 도와줄 테니 당장 하자고 해서 김장을 시작했습니다.

나도 한 박스 사고 싶을 만큼 색이 고운 배추지만 김치 냉장고가 없는 우리집엔 빛좋은 개살구입니다.

배추 절이기를 마친 후 자신이 하는 싶은 일을 홍보하기 위해  블로그를 만들어야 하는데 도와 달라고 합니다.
컴퓨터와 친하지 않은 지인에게 블로그 사용법을 알려주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일단 네이버 계정을 만들어 글 쓰는 방법까지 알려주고 연습을 해보라고 숙제를 내주면서 시간을 내서 이것저것 해봐야 한다고 했더니, 피아노도 쳐야 하고 ymca에 가서 운동도 해야 하기에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답니다.
그래서 어쩌라고요 할머니...

새벽 5시부터 저녁 9시가 다 되도록 쉬지 않고 몸을 움직였더니 오늘 나의 하루는 아주 맵습니다.

이 책 값은 톡톡히 치렀습니다^^

참, 배추도 한 통 얻어왔습니다.  
내일은 이 배추로 시원하게 샤부샤부를 만들어 먹어야겠습니다.  
아~주 시원하게...

후기,
냉털이 샤부샤부는 뭔가 부족합니다.
생버섯대신 마른 버섯 불린 것을 넣었더니...
차돌박이대신 냉동실에 잠자던 스테이크를 얇게 썰었더니...
그렇저럭 끓여 먹은 후 나머지 국물에,
옆지기는 라면을 나는 볶음밥을 볶아 먹고 마무리했습니다.
한 끼 식사로는 나무랄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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