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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Daily Blessing)

558. 밤새 내린서리

매일 감사 2021. 11. 2. 01:02

아침에 창밖을 보니 옆 동 지붕에 서리가 살포시 내려앉았습니다.
어제 전후 좌우 이웃들이 텃밭도 정리하고 야외 물건들 비닐을 씌우면서 월동준비를 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요즘은 일기예보가 거의 예상을 빗나가지 않으니까...

어제 밖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나갔다가 나도 덩달아 뒤뜰 텃밭의 마른 줄기들을 정리했습니다.
옆집은 왕 같은 남편이 무수리를 하는데 왕비 같은 부인은 명령만 하면서 경계 텃밭인 우리 집까지 도우라고 명령을 합니다.
나보고 몸도 안 좋은데 울 남편을 시키라고 사정 모르는 소리를 하면서 ㅋㅋ
여름 내내 뒤뜰을 환하게 해 주던 만 년살이 채송화 화분은 무거워서 나중에 들여놔야지 했는데...
이런~ 오늘 아침에 나가보고 화들짝 놀라 무거운 줄 모르고 안으로 들여놨습니다.
빙점이었던 지난 밤동안 얼지는 않았는지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보통 채송화는 일 년살이 인데 이 채송화는 기온만 맞으면 일 년 내내 꽃이 피고 집니다.
그리고 특이한것은 꽃이 진 자리에 씨주머니가 생기지 않고 그대로 떨어집니다.
작년 봄에 지인에게 얻어서 뒷마당에 옮겨 심고 씨를 받으려고 했더니 아예 씨주머니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내가 죽였다는 소리를 듣고 올해 이사 가시면서 다시 주신 대형 사이즈 채송화는 연구대상이긴 하지만,
나무처럼 너무 커서 내가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천덕꾸러기였기에 더 미안합니다.
언제가 될지,잊혀질지 모르지만 남편에게 이층으로 옮겨 달라는 부탁을 해봅니다.
대답 없이 뭔가에 집중하고 있는 남편을 보며 살짝 빈정이 상합니다.
그리고 곧 채송화에 대한 미안함이 남편에게 원망으로 불똥이 튑니다.
열심히 자신의 일을 집중하던 남편은 영문도 모르고 의문의 일패를 합니다.
채송화를 빌미로 남편에게 시비를 걸다가 화들짝 놀라 정신을 차립니다.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말자고 스스로 다짐하며 올라옵니다.

어제 텃밭을 정리하면서 이층 발코니의 채소 화분들도 비워서 한쪽으로 정리했습니다.
예전처럼 오르락내리락하지 않고 비어있는 한쪽 텃밭으로 흙을 던지며 정리하니 일이 수월했습니다.
고수는 아직 핀 꽃도 있고 씨주머니들도 많이 매달려 있기에 조금 더 기다려주기로 합니다.
아침에 내다보니 빙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생글거리며 견뎌주어 내게도 미소를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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