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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기온이 뜨겁기도 했지만 낮에 일이 있어서 저녁을 먹고 8시가 다 되어 거위를 찾아 갔습니다.
요즘은 8시반이 되어야 해가 지니 늦은 시간이 선선해서 걷기엔 최적입니다.
그래선지 사람들이 많이 지나 다니는데 거위들이 산책로 가까이에 나와있습니다.
우리가 그냥 여느 사람들처럼 사료를 주지않고 모르는 척 지나가도 우리에게 다가올까?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멀리서 보니 거위들, 특히 14마리 새끼 거위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거부감없이 다가갑니다.
우리가 시치미떼고 지나가자 모두 다가오는 듯하다가 건너편에서 유모차를 끌고오는 젊은 부부가 빵조각을 주자 그곳으로 모두 달려갑니다.
생태학자들이 염려하는 일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스스로 먹이를 해결하는 야생동물들에게 인간이 먹이를 주면 의존하는 마음이 생겨서 좋지 않다는...
우리 나름 희생(안 해도 되는 수고)하며 사료를 사다 먹였는데 배신감(질투심)이 살짝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질투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읽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늘 좋은 것을 공급해 주심에도 우리가 주변의 좋지 않은 것에 마음을 빼앗길때 우리를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마음(질투심)이 이랬을까?
원래 거위들은 사람들을 경계하고 특히 새끼가 있는 거위들은 더더욱 사람들을 경계하는 법인데...
우리가 생테계를 무너뜨린게 아닌가...후회가 되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배신감이 들었지만 한쪽에서 반갑게 다가오는 5마리 새끼중 3마리를 잃어버린 늦둥이 가족에게 사료를 주기로 합니다.


남편에게 나머지 거위 가족이 늦둥이 가족곁에 오지 못하게 해달라고 하고 새끼 거위들에게 먹이를 주었습니다.
모두 평화롭게 풀을 뜯다가 우리가 나타나 사료를 주기 시작하면 서로 먹겠다고 전쟁이 시작됩니다.
그것도 야생 동물에게 사료 먹이기의 나쁜 사례이기도 합니다.
늦둥이 부모가 코앞에서 뭐라고 뭐라고 대화를 시도합니다.
사료 안주면 해꼬지 하겠다는 듯이 ㅋㅋㅋ
빵을 다 얻어먹은 14마리 천방지축들이 남편에게 다가가지만 이미 사료는 다른 가족이 다 먹고 난 후 였습니다.
남편의 손을 쪼면서 내놓으라고 합니다.

사실 빵이나 인간이 먹는 음식은 동물들에게 좋지 않다해서 사료를 사다가 주기 시작한 것인데,
동물들도 몸에 좋지않은 것을 더 좋아하는 걸 보면 맛을 아는 모양입니다.
사료가 그들에게 좋은 것인데 달콤한 빵조각에 눈이 멀어 사료를 못 먹은 새끼 거위의 우매함을 보면서,
우매한 거위를 교훈삼아 나의 우매함도 챙겨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깨달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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