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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Daily Blessing)

233. 또 거위와 데이트

매일 감사 2021. 5. 16. 08:37

늦은 오후 빗방울이 뿌리기 시작하는데 남편이 새끼 거위를 보러 가자고 합니다.
거위와의 데이트를 위해 차를 타고 가서 호숫가만 두 바퀴 돌기로 했습니다.
호숫가에는 사람도 거위들도 모두 인기척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아이들 잘 가는 곳으로 가자 어디서 나타났는지 5마리 가족이 쪼르륵 나타납니다.

곁에는 6마리 가족이 5마리 새끼를 잃어 버리고 남은 한 마리와 있기에 먹이를 주려고 다가가자 너무도 무섭게 경계를 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하루 만에 5마리를 잃어 버렸으니 남은 한 마리는 아마도 목숨을 걸고라도 지키려 할 것입니다.
그런데 남은 한 마리도 잘 자라지 않고 비실비실합니다.
아마도 공격을 받았을때 간신히 살아 남지 않았나 싶습니다 ㅜㅜ
먹든 말든 조금 주고 뒤 돌아서니 떠나는 걸 확인하고 먹기 시작합니다.

호수 한 바퀴를 거의 다 돌았는데 14마리 가족이 보이질 않아 걱정을 했더니 놀이터 근처에서 풀을 뜯고 있었습니다.  
적극적인 2마리 가족과 함께 열심히 그리고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습니다.
고맙게 우리가 다가가자 거위들도 경계심을 풀고 다가 옵니다.

오늘도 14마리가 모두 안전합니다. 지금은 힘들지만 나중에 모두 어른이 되면 홀어머니에게 가장 큰 힘이 될 새끼 거위들입니다.
앞에 와서 아는 척을 합니다. 유난히 나를 잘 따라서 남편이 내 이름을 붙여준 아이입니다.

먹이를 다 주고 호수를 한 바퀴 더 돌아 오니 새끼 거위들은 호숫가에서 휴식을 취합니다.
햐아악 거리는 것이 무조건 경계가 아닌 또 다른 언어가 있는 듯 합니다.
우는 것과 하아악 거리는 것외에 의사표시를 할 수 없으니...

우리가 거위를 좋아하는 건지 거위가 우리를 좋아하는 건지 이제 조금씩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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