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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은 망치면 부도지만 여행은 망쳐도 여행’이라고 어디선가 읽었는데 출처를 잊었습니다.
암튼 내 말은 아닙니다만 그 문장이 내게 현실이 되었습니다.

* 토요일 뉴욕 여행(MOMA PS1)
이제 웬만한 유료 뮤지엄은 거의 다 가 봤고
더 봐야 하는 곳은 공짜를 넘보는 중인데
롱아일랜드 시티에 있는 '모마 PS1'은
뉴욕 주민이거나 컬춰패스 소지자에겐 무료라기에 찾아갔습니다.

오래전에 폐교된 초등학교 건물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잘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작품을 전시한답니다.
시대를 잘 타고난 웹툰 작품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습니다.

캐나다의 원주민 역사를 여기저기 영상을 통해 알려주고 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가 기존 모마 뮤지엄과는 상반된듯해 대충 보고 서둘러 나왔습니다.

운동장이던 이곳은 쇼셜 장소가 되었습니다.

우울한 분위기를 해소하기는 5번가의 화려함이 최고이기에 쇼핑해야 할 것도 있어서 장소를 옮겼습니다.
좋아하진 않지만 루비똥 가방 광고 건물은 보기만 해도 재밌어서 모든 관광객들의 입을 벌리게 합니다.

볼일을 마치고 42가로 내려와 공립 도서관엘 들렀는데
마침 촬영 중인 신혼부부를 만났습니다.
샴페인도 터뜨리고 달달한 키스로 관광객들에게 답례를 했습니다.

지금 만큼 아니 지금 보다 더 많이 행복하길 빌며 나의 둥지로 돌아왔습니다.

* 일요일 뉴욕 여행(Broadway)
주일 오후 뉴욕으로 산책길에 나섰습니다.
전날 가보려던 ‘소크라테스 조각 공원’엘 가려고 L train을 탔는데
네비대신 감을 의존하다가 위로 올라가야 하는 길을 아래로 내려가는 차를 탔습니다.
42가에서 두 정거장 지난 후 발견하고 28가에서 내려 다시 거꾸로 올라가는 지하철을 타려다
마음을 바꿔 그냥 밖으로 나왔습니다.
이 시점에서 ‘여행은 망쳐도 여행!’을 적용되었습니다.
밖으로 나서니 ‘브로드 웨이’ 길입니다.
맨해튼은 바둑판 모양의 계획도시로
남북으로 난 ‘번가’(avenue)와
동서로 가로지르는 ‘가’(street)로 꾸며진
아주 체계적인 도시랍니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브로드웨이 쇼’로만 알고 있는 이 브로드웨이 길은 맨해튼 남쪽에서 시작해 북쪽 웨스터체스 터까지 13마일(21킬로) 이상 이어지는 예외적인 도로랍니다.
더욱이 격자길인 맨해튼의 여느 길 대신 대각선으로 이어지기에 이 길이 다른 길과 교차하는 지점마다 삼각형 모양의 공간이 생기고 그곳에 광장이 형성되어 있답니다.
콜롬비아 서클, 타임 스퀘어, 헤럴드 스퀘어, 매디슨 스퀘어 가든...
망한 여행의 해결책으로 브로드웨이 길을 28가부터 0가까지 걸었습니다.

먼저 28가에 나서니 브로드웨이 길을 막아 차들의 통행이 아예 없습니다.
그 자리에 여전히 선선한 야외 테이블에서 브런치를 즐기는 뉴요커들로 평화롭습니다.

자칭 뉴욕시에서 제일 예쁜 책방이라기에 잠시 머물렀습니다.

조금 걷다 보니 멋진 매디슨 스퀘어 파크에 도착했고 바로 옆 이태리 상점과 식당이 있는  Eataly(Eat+Italy)에 들어섰지만 집에서 점심을 먹고 나선 터라 이태리 디저트인 젤라토를 먹으려고 길고 긴 줄에 합류했습니다.  

나의 최애 젤라토 메뉴는 피스타치오+레몬

매디슨 스퀘어 파크에 앉아 디저트를 즐기는데 시끄러움에 발길을 옮겼습니다.

필리핀 독립기념일이어서 자체 행사를 하는 중이었습니다.
유명한 가수인 듯한 여인이 자신의 이민사를 잠깐 설명하더니 열창을 하면서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유니온 스퀘어 가든엔 다양한 토요장이 섰습니다.
점 봐주는 핑크빛 여인과 다양한 물건을 파는 좌판들이 보입니다.

몸이 근질근질한 춤꾼들의 퍼포먼스도 구경거리입니다.


유니온 스퀘어 가든을 지나니 뉴욕 대학 건물과 상가들이 이어집니다.

뉴욕 대학촌이 끝나니 차이나 타운이 이어집니다.
군데군데 짝퉁 장사꾼들이 보이는데 그들의 모습은 전형적인 아프리카 흑인들이 대다수입니다.
그 장사가 아프리카에서 온 이민자들의 생계수단인가 봅니다.

차이나 타운을 곁길로 지나니 시청 공원이 나옵니다.
그 길은 브루클린 브리지와 연결이 됩니다.
매번 지하철로 목적지만 가다 보니 제각각이던 명소가 손바닥에 들어옵니다.  
지나가다가 창문 없는 감옥같이 높은 건물이 특이해 무슨 CIA 건물인 줄 알고 가봤더니 참내~AT&T(통신회사) 건물입니다.
이 회사는 비밀이 많은 가 봅니다.

바로 곁에 있는 이 건물은 그 건물에 시위하듯 담쟁이로 벽을 감쌌습니다.

이리저리 건물들을 구경하다 보니 브루클린 브리지에 도착했습니다.

오래된 잡화상 건물인데...

고풍스러운 시청 공원에 잠깐 앉아 눈과 마음을 쉬어주니 편안하고 좋았습니다.
홈리스들의 협박이 살짝 무섭긴 했지만...

브루클린 다리는 여전히 인기가 좋습니다.
건너가고 싶었지만 다리가 아파서 바라만 봤습니다.

시청 공원에선 다람쥐에게 너트와 물을 주는 친절한 시니어와 대회도 하고...

나만큼 사진 찍는 거 좋아하는 포토그래퍼와 안면도 트고...

집으로 돌아오는 타임스퀘어 버스 터미널 근처에 초상화 그려주는 화가들이 많았는데
두상 조각을 그 자리에서 직접 해주는 건 신 메뉴입니다.

걸으면서 이런저런 특이한 곳을 기웃거리다 보니 엄청 많이 걸으면서 산책과 구경, 두 마리 토끼를 잡았습니다.  

여행은 망해도 여행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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