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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6월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 여름이 찾아왔습니다.
손자가 이번달 부터 온종일 반(9-5시)에 가기로 해서 8시간이라는 긴 시간을 선물 받았습니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아들이 몸살이 나서 집에 있는 바람에 손자의 유아식이 아닌 아들의 보양식을 만들어 주느라 요리사로 그 시간을 채웠습니다.

그리고 수요일,
아침 일찍 뉴욕행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선물로 받은 시간이 생각보다 넉넉해서,
재택근무하는 며늘이 나의 점심까지 신경 쓰는 게 부담돼서...(주문해 주는 것도 눈치 보여서...)

아는 것만큼 보인다고,
지난 주일 어쩌다 걷게 되었던 브로드웨이를 챗봇의 도움으로 다시 제대로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42가 브로드웨이를 시작으로 조금 내려가면서 걷다 보니 34가 헤롤드 스퀘어가 나옵니다.
(지난주는 28가부터 시작해서 지나쳤던 곳을 도장 찍었습니다.)

바로 곁에 작은 ‘그릴리 스퀘어’도 이웃해 있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계획된 격자 거리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브로드 웨이 길과 겹치는 곳엔 시민들을 위한 광장을 만들어 놓은 분을 칭찬합니다^^

뉴욕은 베글의 도시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베글집이 많습니다.
내겐 거기서 거기지만 더 쫄깃하다나 뭐라나...
에싸 베글을 먹으려다 조금 더 지나쳐 다른 베글집에 들어섰는데,
바로 그때 아들에게서 뭐 하냐고 연락이 옵니다.
뉴욕 브로드웨이 길이라고,
지금 막 베글 먹으려 한다고 했더니,
조금 더 내려와 11가 브로드웨이에 자기 회사가 나오니 근처에서 같이 점심을 먹자고 합니다.
나야 좋으니 못 이기는 체합니다.

25가엔 매디슨 스퀘어 공원이 나옵니다.
여전히 공사옷을 벗지 못한 다리미 건물 곁에 뾰족한 건물들이 키자랑을 합니다.  

아직 시간이 일러선지 쉑쉑버거 1호점 앞 테이블은 한가합니다.  

뉴욕대학 주변 건물들은 고풍이 느껴집니다.

14가 유니온 스퀘어에 도착했습니다.
평일인데도 장이 서니 모두 분주합니다.

광장 바로 옆에 한국 식당 ‘반주’가 자리 잡고 있는데 가보진 못했지만 자랑스럽습니다.  

유니온 스퀘어 광장에서 뜨거운 열기를 식히는 시민들이 여유롭습니다.

유니온 스퀘어에 들어서면 전화하라더니 바로 3 블락 내려가니 아들이 일하는 건물이 나옵니다.
오호~ 멋진 건물에서 일하고 있었네요.

뉴욕은 그냥 걸으면서 건물 구경만 해도 좋은 곳입니다.
커다란 유리건물에 다른 건물들이 들어갑니다.
그림자가 진짜인듯한 멋진 건물 경치에 눈이 팔린 사이 아들은 맛집을 검색하는 듯했습니다.

뭐가 먹고 싶냐는 아들의 질문에 내가 뭘 알아야 대답을 할 텐데, 게다가 좋은 곳은 예약 잡기가 힘들다기에, 그럼 바로 우리 곁에 새로 오픈한 중국 만두집이 있기에 들어가자고 했습니다.
지난 이틀 아파서 제대로 먹지도 못한 아들과 과한 음식을  먹기는 아직 이른듯해서...

그 자리에서 직접 빚은 찐만두와 군만두를 뚝딱 해치우고 헤어지려다가 브로드웨이길에서 살짝 벗어난 워싱턴 스퀘어 가든까지 동행해 준다기에 함께 걸었습니다.
마침 점심시간이고 오랜만에 더워진 날로 많은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서 따사로움과 함께 여유를 즐기는 중입니다.
나도 거기 앉아 일원이 되어봅니다.

브로드웨이를 더 내려가려다 햇살이 생각보다 뜨겁기에,
쇼핑 천국 소호 거리를 포기하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나른한 오후 커피가 그리울 즈음 커피도 커피가 필요한 시간이 있다기에 코웃음 치며 지나칩니다.

지하철 역에 케케 한 냄새를 모자이크 그림이 덮어줍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목에 맥도널드에 들러 오래전 99전 하던 아이스크림을 향수와 함께 먹었습니다.
지금은 세 배 가까이 올라 싼 맛에 먹던 예전의 맥도널드 아이스크림이 아닙니다.
하지만 뉴욕의 젤라토 가격에 비하면 1/4 가격이니 용서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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