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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6일 이안이 돌
내가 지금 이곳에 있는 이유의 주인공인 손자 이안이가 첫 번째 생일을 맞았습니다.
조금은 별난 며늘의 방식을 따라줘야 하기도 하고,
내 집도 아닌지라 그냥 되어지는 대로 따르는 중인데,
이곳 흐름이 그런 건지 돌잔치를 무슨 환갑잔치처럼 하는 모양입니다.
게다가 9월 16일 생일 전 주말에 원하는 회관 예약이 어려워 다음 주인 22일에 돌잔치를 한답니다.
옆지기가 일 때문에 7번째 생일을 맞이할 때까지 한 번도 손녀 라일리의 생일을 참석하지 못한 한을 풀으려는 듯,
이번주 추석 5일 연휴기간에 이안이 돌잔치에 다녀가겠다던 옆지기의 볼맨 소리가 여운으로 남습니다.
“생일은 지나서 하는 게 아닌데...”
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다행인 게 여기가 서울 부산 거리도 아니고 한국과 미국사이를 5일 일정으로 다녀간다고?
오고 가는 날자 제하면 2일 정도 머물 수 있는 건데?
모두에게 평화를 주는 돌잔치가 늦춰진 듯해 다행입니다.
제 날자 생일엔 아들내외가 일을 쉬기에 이안이를 위한 조촐한 생일 파티를 한다고 사돈댁내외도 건너오셨습니다.
외손자 이안이의 건강과 장수를 지켜줘야 한다며 수수떡과 추석 송편을 안 아름 안고 오셨는데,
아마 미역국과 함께 점심상이라도 차리고 기다리는 줄 아셨던 모양인데 우린 담주에 있을 파티로 대신하기에 꼴랑 케이크가 전부였으니...
그 상황에서 미안함은 또 내 몫이었습니다.
부모의 만족을 위한 장식을 밤이 늦도록 풍선을 불면서 준비했는데 아빠와 놀다가 풍선하나가 이안이의 얼굴옆에서 큰 굉음을 내며 터지면서 오른쪽 볼이 빨갛게 부풀어 올랐습니다.
그러자 지랄 맞은 아들이 지 아들이 잠들자마자 그 풍선을 모두 터뜨려 없애 버렸습니다.
전날 밤 12시가 넘게 준비했던 건데...
위험하기에 며늘도 없애자고는 했지만...
부끄러움도 그 아들의 엄마인 내 몫입니다.
그 날 오후, 아들네는 아메리칸드림에서 놀다 왔고,
나는 은사님 내외분과 추석 달구경을 다녀오니,
2024년 9월 16일이 저물어 갔습니다.
* 9월 17일 옆지기 은퇴 일주년
옆지기가 은퇴하는 전날 이안이가 태어났으니 그도 은퇴 돌인 1주년을 맞았습니다.
마눌의 생일조차 챙기는 일을 거의 안 하고 살던 사람이 당신 스스로 은퇴 일주년을 수면 위로 드러냅니다.
아무도 챙겨주지 않아서 섭섭했나 봅니다.
기념일들로 인해 시편 19편 2절의 “날은 날에게 말하고 밤은 밤에게 지식을 전하니...”라는 말씀이 떠올라 랩탑의 copilot의 지식을 빌리니,
자연의 순환과 그 안에서의 지혜를 상징적으로 표현하 것이랍니다. 즉, 하루하루가 서로에게 이야기를 전하고, 밤이 밤에게 지식을 전하는 것처럼, 자연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고 있다는 뜻이랍니다.
날은 날에게 말하는 중입니다.
* 기억하기 쉬운 친구의 생일들
오랜지기 친구의 생일과 옆지기의 생일과 같습니다.
그래서 그녀의 생일은 옆지기의 생일을 잊지 않는 한 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또 다른 오랜지기 친구의 생일이 이안이의 생일과 같습니다.
이제 그녀의 생일도 더불어 기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기념해야 하는 날들을 기억하는 능력이 줄어 하루하루가 달라지지만 이 두 오랜지기 친구의 생일은 꽤 오랫동안 기억하며 살듯합니다.
얼떨결에 하루가 지나버린 이안이와 같은 생일을 맞은 친구의 생일을 늦게나마 톡으로만 축하 메시지를 보냈는데 내년엔 좀 더 나은 짓(?)을 해보기로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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