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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Daily Blessing)

특별한 날(감사 534)

매일 감사 2023. 5. 6. 12:23

결혼기념일을 특별한 날로 지내는 세월(39주년)은 지났기에 평범한 날로 자원해서 지냈습니다.
올해는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매여있는 일상과 벗어날 수 없는 일정으로 인해...

* 반전을 거듭하다.
지난 주일에 월, 금요일이 쉬는 날인 지인이 금요일에 데이트 하자기에 그날이 우리의 결혼기념일인걸 까맣게 잊고는 선뜻 수락을 했는데 어제 옆지기가 그날이 그날이라고 해서 당황했습니다.  
더욱이 금요일 저녁엔 모임이 있는 날이라 옆지기와는 겨우 점심이 전부이기에,
미안한 마음으로 점심약속을 담주 월요일로 연기했습니다.
게다가 그녀와는 이미 약속을 한번 연기했던 터라 쥐구멍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 꽃향기에 취하다
오전엔 우리의 특별한 날을 기억해 준 옆지기보다 나를 더 챙기는 옆지기의 남자 사람 친구와,
멀리 살지만 함께하는 성경공부로 자주 연락하는 여자 사람 친구와,
해마다 잊지 않고 기억해 주시는 부모님 같은 분과 감사의 안부와 함께 이런저런 인생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점심때가 다 되어갑니다.
옆지기는 외식을 하자는 걸 지은 죄(?)가 있으니 집에서 먹자고 노동을 자처했습니다.
옆지기가 좋아하는 새우 소금구이와 짬뽕을 제대로 끓여주려고 나들이 삼아 동내 마켓에 왕새우를 사러 갔습니다.
지난 며칠은 쌀쌀하더니 어제부터 초여름 날씨입니다.
가게 가는 길목의 단지 내에 하얀 꽃들이 만발한데 꽃비까지 내려줍니다.

가게 앞은 고객을 위한 꽃단장으로 풍성합니다.
꽃과 허브를 장바구니에 담고 싶었지만 우리가 없는 3주 동안 말라죽을 것이 분명하기에 꾹 참고 눈요기만 실컷 합니다.

우리집 바질은 이제 겨우 싹이 났는데 여긴 나무 수준입니다.

여기저기 한눈을 많이 팔아서 점심시간이 많이 늦어졌고 급하게 만들어서 허겁지겁 먹느라 증거가 인멸되었습니다.

* 세상에 우연은 없다
저녁 모임에 시크한 수양딸이 내게 직접 짠 사랑스런 컵받침 꽃바구니를 불쑥 내밉니다.
옆지기가 꽃과 케이크를 사 온다는 걸(그걸 또 허락받고 사 오려고? 하긴 뭐든 절대 사 오지 말라고 했으니 잔소리 듣는 게 싫어서였을 겁니다 ㅋㅋ) 절대 거절했는데 이렇게 사랑스러운 꽃바구니를 선물로 받으니 기분은 좋습니다.

평소엔 꽃바구니
필요시엔 컵받침

지인들과 수양딸 덕분에 특별하지 않게 지내려던 결혼기념일을 특별하게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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