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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finally), 새해 첫날 옆지기가 조기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나는 이미 60대에 들어선 3년 전부터 은근히 은퇴를 졸라댔지만,
동갑내기인 옆지기는 빠르면 65세에, 아니면 은퇴 연금이 시작되는 67세에,
그도 저도 아니면 70세까지라는 욕심스러운 꿈을 꾸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다가 건강에 적신호가 오기 시작했고,
무엇보다 마음이 힘든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습니다.
처음 미국에 발을 디딘 후 35년동안...
처음 10년은 열심히 공부해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그 학위를 가지고 한국에 돌아가 학교에서 강의도 했습니다.
그렇게 5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고생 끝에 낙이라는 보상(?)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 보상(?) 심리를 모두 접고 다시 미국땅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20년 동안 옆지기는 사역자로 나는 동역자로 살았습니다.
지난 35년 동안 우리는 나라 간 이동뿐 아니라 국내에서 수없이 이사를 다녔습니다,
나그네의 삶을 실천이라도 하듯이 말입니다.
캔사스 시티에서 프린스톤으로,
프린스톤에서 노스캐롤라이나로...
이 시점에서 우린 한국에서 5년 동안 살았습니다.
다시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디트로이트로,
디트로이트에서 이제 곧 떠나게 될 시카고로 3년 전 이사를 왔습니다.
조기 은퇴래야 63세이니 그다지 빠른 건 아니지만,
백세 시대를 생각하면 빠를 수도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일찍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어 하는 나와는 다르게,
옆지기는 가장이라서 그런지 돌다리를 많이 두드려보고 건넙니다.
이제 계획대로라면 6개월 후에는 몸과 마음이 자유로워진다니,
신년 감사 폭죽 아닌 은퇴 선언 감사 폭죽을 터뜨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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