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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oom LawSuits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거의 삼 년 동안 우리는 많은 모임들을 줌을 통해 영상으로 했던 이상한 나라에서 살았었습니다.
그 시절 교회의 모든 예배조차 줌으로 드렸었는데...
그 줌 회사에서 정보를 빼돌렸느니 어쨌느니 그 기간에 줌을 사용했으면 그 고소에 참여하겠느냐는 정보가 이멜로 들어왔기에 시기도 맞았고 혹시나 나도 피해를 입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수락을 했었습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사건은 종결되었고 시카고 주소를 거쳐 지금 내가 머무는 아들네로 배달이 되었습니다.
눈먼 돈이 생기긴 했지만 세상은 변호사들의 배를 물리는 이상한 고소의 나라가 되어갑니다.

* The best things in life aren't things
멕시멈의 세상에서 미니멈을 추구하며 사는 엄마가 아들내외에겐 구질구질해 보일 수도 있으나,
인생의 2/3를 살고 나니 오히려 그게 편합니다.
있으면 쓰고 없으면 대체해서 쓰는...
게다가 기간이 길긴 하지만 임시로 사는 이곳에서는...
1997년 외환위기 때 국민들이 힘을 모아 헤쳐나가려 했던 운동,
아나바다(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 로고가 떠오릅니다.
당시엔 풍요로운 미국에서 아까움 없이 물건을 사용하다가 잠시 귀국했던 때라 몹시도 불편했던 기억입니다.
더욱이 경제 활동을 하던 젊은 시절이기에 남의 이야기로만 여겼었습니다.
지금의 아들내외도 그런 마음일 테지만,
미니멈의 시간을 맥시멈의 물건으로 살아가는 걸 보니...
일하느라 여유 시간이 없어 편리함을 위한 장비를 모두 구입해 사용합니다.
마치 장비발이 지혜로움을 말해주듯이...
아직 지나온 시간만큼 이곳에 더 머물러줘야 하니 불평대신 감사로 살아야 합니다.
또 다른 지인과 하루를 보내기로 한 주말이기에 잊기 전에 미리 혈압을 쟀는데...
지난 주말부터 측정을 시작한 혈압은 일주일 동안 지극히 정상이었는데 아침에 아들내외와 살짝 긴장을 품은 상태에서 커피와 아침을 먹고 재니 병원에서 만큼은 아지지만 제법 올라갑니다.
아들내외가 올려주면 이안이가 내려주는 내 혈압수치,
재밌습니다 ㅋㅋ

* Birthday
내일이면 나는 공식 시니어가 됩니다.
15년 전 알게 된 참 좋은 분, 내겐 어머니 같고 언니 같은 분에게서 생일카드와 현금 선물을 우편으로 받았습니다.
지난 15년을 한결같이, 변함없이, 내 친족도 그리 하지 못할 일을 그분은 하십니다.
베푸는 게 천성인 그분들이 누리는 복의 비결을 조금이나마 알듯합니다.
나도 그렇게 누군가에게 베풀면서 살고 싶습니다.
지금은 그 누군가가 가족 중심이지만...

* potty training
이제 15개월 밖에 안된 이안이에게 배변훈련을 시작한답니다.
프로이트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나의 말은 귓전에도 들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제는 이안이가 아침을 먹은 후 ’끙‘ 하고 힘을 주기에 좋아하는 책까지 주고 얼른 변기에 앉혔지만 결국 실패하고 대변만 장속으로 들여보냈습니다.
그랬더니 아들내외가 하는 말,
지금은 그냥 자주 변기에 앉는 연습을 시키려고 주문한 거라고...
그러다가 스스로 때가 되면 앉게 한다고...
그러니 내가 했던 행동이 얼마나 황당했을지 나도 당혹스럽습니다 ㅋㅋ
그래도 이안이에게 쓰였던 가여운 마음을 접을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 Child care without help from family
며칠 전 재택근무 중인 며늘과 점심을 먹다가,
며늘의 친구가 고용한 내니가 너무 자주 개인사정으로 빠져서 직장 생활하는데 많이 불편하다는 어려움을 이야기합니다.
더불어 좋은 내니 찾기가 너무도 힘들다며 간접적으로 내게 고마워하는 이야기였겠지만,
12월 들어 메디케어를 받으면서 내과, 치과 그리고 안과까지 병원을 순방하느라 자꾸 며늘의 휴식시간을 쓰는 나에게 하는 말인가?
며늘은 일절 말이 없지만 아들은 내년 9월 등록된 원하는 데이케어에 갈 때까지는 봐달라고 하긴 했지만...
한국과 미국의 가족 상황으로 생각이 무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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