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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을 잘 만나셨으면 더 멋지게 사셨을지도 모를 울 시어머니는 참 지혜로운 분이셨습니다.
시아버지의 불성실을 극복하시고 어머님의 지혜로 삼 형제를 잘 키워내셨습니다.
지병으로 10여 년 동안 고생하시던 시아버지는 지극 정성으로 돌보시다가 먼저 떠나보셨습니다.
결국은 자신도 캐슬만 병이라는 혈액암으로 3년여 고생하시다가 소천하셨습니다.
어머님이 지내신 병상에서의 3여 년 시간들은 우리에게 많은 좋은 삶으로의 교훈을 충분히 남기고 떠나셨습니다.
어머니 감사합니다.


심정지가 왔을 때 급하게 응급실에서 소생하신 후 하신 말씀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때 굉장히 편안했었는데 왜 다시 데려왔냐고...
그리고 조금 더 지내시다가 편안하게 이 땅을 떠나셨습니다.
울 어머니는 죽음 후 어디로 가시는지 알고 계셨기에...
우리가 죽음 직전의 환자들을 붙들고 있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에 대한 대답인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죽음 후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고 살아가면 더 편안하지 않을까요?
86세 장로님 한 분에 한 달전쯤 천공 때문에 수술을 하셨는 데 성공하지 못해 지금까지 기계를 의지해 연명하고 계셨습니다.
두 아들과 딸은 의사의 소견에 따라 산소호흡기를 떼기 원했고,
부인 권사님은 혹시 회생 가능할지도 모르는데 그럴 수 없다며 가족들과 갈등 중이었습니다.
어제 자녀의 연락을 받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임종 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
권사님은 여전히 반대하시는 중이었고,
자녀들은 권사님의 동의에 관계없이 하겠다고 결의를 보입니다.
자꾸 생각을 바꾸시는 엄마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장로님께서 이미 가족들에게 연명 치료하지 말라고 했다고...
자녀들에게는 그 일이 당연하다 해도 훗날 가족관계를 위해 엄마의 의견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중재했고,
권사님에게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은 100% 당연하지만 역시 훗날 가족 관계를 위해 가족의 의견도 존중되어야 함을 오랫동안 대화로 함께하며,
왜 그렇게 반대를 하는지에 대한 슬픈 이야기를 들어 드렸습니다.
남편 장로님은 수술하기 전까지 너무도 건강하셨고 부부간에 모든 일을 당신이 혼자 하며 살아오셨기에,
그동안 부인 권사님은 생활은 물론 운전조차 하지 않고 살아오셨답니다.
장로님이 병원에 계시는 동안에 필요할 땐 우버를 타고 다녔다며...
남편 없이 사는 건 죽음과 다름이 없다며 너무도 슬퍼하십니다.
오랜 설득 끝에, 슬픈 권사님께서 동의를 하셨고,
그렇게 장로님은 오늘 새벽 5시에 소천하셨답니다.

어제 병원을 나서며 남편이 뼈 있는 한마디를 내게 던집니다.
"당신은 나 없어도 아무 불편 없이 잘 살 테니 권사님처럼 반대할 이유는 없겠지?"
무슨 일이든 당면해봐야 알 수 있겠지만 지금은 "물론이지!"라며 1초의 망설임 없이 답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그 상황이라도 고민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인간의 존엄성이 존재하지 않는 연명치료는 하지 않는 것이 모두를 위한 길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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