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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스트라 자동차 키
작년 추수감사절 연휴에 딸아이와 손녀딸이 왔을 때 두꺼운 오리털 이불을 깨끗하게 덮어 주려고 동네 빨래방에 다녀와서는 내 차 엑스트라 키를 분실했습니다.
그 키는 옆지기가 타게 될 경우를 위해 차 안에 보관 중인 키이며 참고로 내 차 자동차 문은 키패드로 엽니다.
집에까지 와서 실수로 그 키를 집안으로 들여왔다가 옆지기를 위해 차 안에 넣어야지... 까지만 기억이 나고,
그 이후의 일은 기억도 없고 키도 사라졌습니다.
아무리 기억을 해 내려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 찾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그런데 어제저녁 옆지기 차를 타고 체육관엘 가려는데,
운전석 바닥 구석에서 그 키가 ‘까꿍’하고 나옵니다.
어떻게 거의 두 달 만에?
그것도 옆지기의 차에서?
두 차를 둘이서 그렇게 샅샅이 뒤졌었는데?
그리고 계속 타고 다니던 차였는데?
살다 보면 이렇게 이해하기 힘든 일이 왕왕 생깁니다.
누가복음 15장의 잃었던 드라크마를 다시 찾은 여인처럼 동네 사람들 다 불러 파티를 하고픈 심정입니다.
한참을 이런저런 시나리오를 쓰다가 그냥 감사하기로 합니다.

* 명당자리
길치인 옆지기를 위해 운전은 거의 내가 합니다.
걷는 게 귀찮은 나는 어디든 주차할 때 가능하면 목적지와 가까운 곳에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 모습이 한심한 옆지기왈 ’”에구 이 게으른 인간아~“
아이러니하게 운동하러 가는 체육관까지도 ㅋㅋ
어제 차 키를 찾아서 기분이 업되었는데,
체육관에 도착하니 바로 입구에 눈먼 자리까지 딱~있습니다.
체육관이 동네 커뮤니티 센터에 위치한 곳이라 주차장이 많지 않아서 좀 떨어진 부속 건물 주차장에 해야 하기에 피크 타임엔 주차 전쟁이 심한 곳이니 이것도 무지하게 감사합니다.

* 나이는 숫자일 뿐
디트로이트에서 만난 요가 선생님은 오랜 훈련으로 탄탄한 몸매를 가진 매력적인 흑인 여인이었습니다.
혹시나 열심히 하면 그녀처럼 될 줄 알고 착각하며 다녔습니다.
이곳에 와서 팬데믹으로 3년 만에 만난 요가 선생님은 나보다 나이가 훨씬 더 들어 보이는 멋진 시니어 백인 할머니입니다.
연세(?)와 분위기에 맞춘 조용한 클래식 음악과 자세는 요가라기보다는 스트레칭이 더 맞습니다.
그래선지 할아버지 학생이 세 명이나 됩니다.
내 스타일이선지 한 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지나갔습니다.
캐럴... 멋지게 늙어가시는 분입니다.
클래스도 화요일 저녁과 토요일 오전에 두 번만 가르친답니다.
그녀의 매력에 이끌려 화수목금만 하려던 운동을 토요일도 고려해 보기로 합니다.
작심삼일만 이겨낸다면...

* 더블 축복
운동을 마치고 집에 와서 씻고 앉았는데 버지니아 사는 친구가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팬데믹 중 결혼식을 하게 되어 아쉽고 미안하게 다녀오지 못한 친구의 딸 이야기입니다.
작년 12월에 딸내외가 멕시코 캔쿤으로 휴가를 떠났다가 코비드에 걸렸답니다.
- 저런~ 꿈에 부풀어 떠났을 여행이었을 텐데:(
돌아와서 임신 테스트를 했는데 코비드 테스트같이 두 줄이 생겼답니다.
- 두 개의 두 줄... 코비드는 지나가는 거니까:)
그 이후 코비드 증상과 입덧 증상으로 걱정과 기쁨이 교차했답니다.
- 원래 입덧은 귀찮은 것인데 환영받기도 하는군:)
병원에서 7주 차 태아는 아주 건강한데... 쌍둥이랍니다.
- 우와~쌍둥이는 누가 뭐래도 두 배의 축복입니다:)
기쁨과 놀람이 오가는 중에 아기집이 하나라기에 또다시 걱정을 했답니다.
- 주변에 쌍둥이가 많았어도 그런 지식은 없었는데:(
바로 다시 검사하니 양막(아기 사이에 막이 있으면 양막, 없으며 단막)이어서 위험 부담이 적답니다.
- 하나님의 솜씨가 이렇게 신묘막측합니다:)
태아가 양막인 한 집에서 함께 자라면서 같은 영양과 혈액을 제대로 공급받으면 문제가 없답니다.
- 딸아~ 이제 옥체를 잘 보존하거라:)
그런데 혹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생명의 주관자이신 울 아버지께 아가들이 엄마 뱃속에서 잘 자라도록 친구가 기도 부탁을 합니다.
- 당근이지~ 어린 시절부터 지켜봤던 친구의 딸인지라 엄마의 마음으로 기도를 시작합니다:)
과정은 힘들고 어렵겠지만 생명은 하나님의 축복입니다.
그 축복을 더블로 받은 내 친구를 부러움을 넘어 함께 기뻐하며 감사합니다.

* 엉뚱한 우편물
점심 약속으로 만난 지인이 우편물 하나를 건네주십니다.
어제 우체부가 당신 집 벨을 누르더니 우편물 하나를 건네주더랍니다.
수취인의 주소가 분명치 않은 우편물이어서 발신자에게 되돌려 보내려다가 한국사람이니 혹시 아냐고 묻더랍니다.
받아보니 울 옆지기 이름과 거의 같아서 전해주겠다며 받아 오셨답니다.
#2330이 그분의 집이고 우편물의 주소는 #2331인데 그 주소는 존재하지도 않는답니다.
그리고 우리 집 주소와는 전혀 상관도 없습니다.
주시는 봉투를 의아해하면서 열어보니,
9000불이 적힌 체크엔 옆지기 이름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한인 세입자가 다른 한인 건물주에게 보내는 12월 렌트비인데 전혀 다른 한인의 이름으로 또 다른 한인의 손에 들려 동명이인인 우리에게까지 온 겁니다.
한인이 많이 사는 지역이긴 하지만 어떻게 이런 일이...
집에 돌아와 전후 사정을 설명하는 노트를 써서 발신자에게 돌려보냈습니다.
암튼 전혀 알레고리가 없는 이 상황이 그냥 신기합니다.
아쉬운 건 봉투 안에 있던 9000불이 우리 돈이 아니라는 겁니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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