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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데믹이 막 시작될 즈음 교회 도서실에서 빌려왔던 세 권의 책!
읽히고 또 읽힌 후 접혀서 고이 책장을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주일 도서실 담당 집사님이 책 세 권을 반납하라 하십니다.
도서실은 몇 주전부터 열었는데 잊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연체 벌금(?) 대신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추천하라고 하십니다.
한국처럼 쉽게 책을 구할 수 없기에 교회 도서실은 특혜 중 하나입니다.

어제는 봄비인지 여름 비인지 하루 종일 오락가락합니다.
남편 쉬는 날 휴가 후 쉬었던 산책을 나가려니 비가 주룩주룩 내립니다.
포기하고 앉으니 다시 해님이 방긋합니다.
그렇게 눈치작전을 하다가 오후에 우산을 들고 무작정 나섰습니다.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아 얼른 동네 호숫가를 걷으며 거위들을 안 부합니다.
오메나~ 봄철을 지낸 새끼 거위들이 벌써 틴에이져가 됐습니다.
사람들과 익숙해선지 반갑게 다가오지만,
아무것도 줄 것이 없어서 통성명만 하고 뒤돌아 섭니다.
혹시나 작년에 우리가 키웠던 새끼들인가 싶어 육아 본능이 살짝 올라옵니다.

그동안 성장해서 털갈이까지...

시카고로 이사 온 후 첫 해엔 주변 공원 산책길을 모두 탐닉했고,
이듬해엔 거위 육아로 동네 타운 호숫가에서 4계절을 지냈습니다.
올 해는 회갑여행 호사를 누리느라 울 동네 봄을 만끽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동네 공원 산책길도, 거위 양육도 두 번째는 시들합니다.
그러다 떠오른 생각이,
시카고 다운타운은 복잡하기도 하지만 주차비가 많이 비싸 가는걸 늘 망설였는데,
스페인에서 기차 타고 여행했던 경험으로 이곳도 여행 다니는 것처럼 대중교통을 이용해 보자고 남편이 제안합니다.
앞으로 매주 월요일 뚜벅이 부부의 다운타운 여행기를 기대해 봅니다.



오늘 기상도 여전히 잔뜩 인상을 쓴 날입니다.
시애틀 주민이 커피를 많이 마시는 걸 공감하면서 나도 벌써 커피를 두 잔째 들고 창가에 앉았습니다.

며칠 전부터 힘들게 매달려 있던 막내 꽃이..
결국 견디지 못하고...
4개월만에 힘없이 뚝 떨어 졌습니다. 꽃 피기 전 도와 주려고 만지다가 줄기를 꺽어뜨려 일찍 보낸 듯해서 미안합니다. 이만큼 산것도 감사합니다.
미녀 삼총사의 막내 꽃이 피었습니다. 여기서도 난 막내입니다. 두 미녀의 모습이 당당합니다.
보통 꽃이 모두 피면 자라지 않은 꽃 봉오리는 그 상태로 머무는데 오늘 보니 꽃 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한 생명이 지니 또 한 생명이 태어날 준비를 합니다. 우리 인생처럼~

오늘은 남편의 일정이 혼자 바쁘니 상대적으로 나는 망중한을 누립니다.
일어서기 전 창가의 다육이가 다육 하기에 사진을 찍는데 마침 쓰레기 수거차가 열심히 일을 합니다.
오늘 하루 모두 열심히 열심히~

누군가의 수고로 깨끗하게 지낼 수 있어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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