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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는 어떤 모양이든 위로가 됩니다.
최근 들어 소천한 어르신들이 많아 유가족을 위로해야 하는 일이 잦습니다.
비록 호상일지라도 우리의 언어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참 많습니다.
이 땅을 떠나야 하는 모든 분들은 누군가에게 많이 소중했던 분들이기에...

아주 오래된 인연이기에 기억 속에서 조차 희미한 분에게서 위로의 편지가 왔습니다.
어떻게 들었는지 한 달 전 소천한 울 큰언니의 소식을 듣고는,
미사여구가 아닌 함축된 간절한 위로의 표현을 담았습니다.
그녀의 편지는 상상도 못 했기에 내게 특별한 위로가 되었습니다.
덕분에 그녀와 함께 했던 시간들을 되돌려 봅니다.
나이가 같아 친구처럼 편안하게 지내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녀는 남편 때문에, 자녀 때문에 무척이나 힘든 삶을 살았습니다.
그런 그녀에겐 세상의 보통 남편들은 부러움의 대상이었습니다.
남들 자녀의 평범한 대학 입학조차 그녀에겐 사치로 보였다고 했습니다.
경제적으로도 많이 힘들어서 미안해하지 않을 만큼 끊임없이 돕던 시절이었는데...
그곳을 떠나던 날 고마웠다며 잊지 않겠다고 눈물을 뚝뚝 흘리던 그녀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그녀에게 최선이었을 편지와 마음의 표현으로 내게 다가온 위로는 그래서 특별합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그녀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이제 이 땅에서 다시 볼 수 없는 큰언니와의 추억을 되돌려봅니다.
큰언니의 일상을 벗어나게 해 주었던 네 자매의 행복했던 여행들과 함께...
나는 누군가의 따뜻한 위로에 힘입어 오늘을 살고,
위로가 필요한 또 다른 누군가를 위로하며 그렇게 살아갈 것입니다.
사람을 통해 우리를 위로하시는 하나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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