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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주 날이 너무 추워 삼층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이층 식물들이 주인님께 외면을 당했습니다.
같은 시기에 두 쌍둥이 꽃대로 올라온 오키드 난 중 한 쌍둥이 꽃망울이 성장을 멈춘듯해 화분을 만져보니 수분 제로입니다.

곁에 있는 화분은 깨져서 쉽게 마르기에 늘 염두에 두었지만,
정작 튼튼한 다른 화분은 깨진 화분만큼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게 원인인듯합니다.
그래도 물을 줄 땐 골고루 준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곁에 있는 화분엔 물을 주는 걸 잊었나 봅니다.

아픈 손가락에 더 많은 사랑과 연민이 가는 게 인지상정이었나 봅니다.
깨진 화분에 태어나 편애받던 꽃대는 그 마음을 아는 듯 옆 쌍둥이를 바라봅니다.

작년의 혹독한 추위로 얼었던 오키드도 살려보려고 데려왔는데 꽃은 떨어지고 잎사귀조차 말라가니 살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1월 초에 선물로 온 화려한 오키드는 여전히 맵씨를 뽐내며 자기 자리를 지켜주니 그냥 고맙습니다.

진작 이렇게 따뜻한 여름존인 삼층으로 데리고 올라올걸...
시든 쌍둥이 오키드 난이 뒤늦은 주인님의 애달픈 마음을 알아주면 좋겠습니다.
물뿐 아니라 햇빛도 더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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